작년 유엔 안보리 제재로 폐쇄된 중국 내 북한 음식점들이 영업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올해 1월 휴업 공고를 내고 문을 닫았던 선양 소재 북한 식당 '모란관'이 영업 준비에 다시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작년 9월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 자국 내 북한 기업들에 '120일 내 철수' 지시를 내린 지 약 1년 만이다. 일각에서는 '중북(中北) 밀월'로 중국의 대북제재가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북이 올해 상반기 연쇄회담을 통해 한미(韓美)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함과 동시에, 뒤로는 중국과의 관계를 두텁게 해 외교상 이중전략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단둥 주재 한 북한 무역 관계자는 지난 4일 이 매체에 "중국 정부마저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선양에서 조선 음식점으로 잘나가던 모란관도 버티지 못하고 올해 1월 8일 휴업을 공고했었다"며 "그런데 모란관이 지난 7월부터 영업 재개를 위해 식당 내부를 다시 꾸리는 등 준비 작업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모란관은 당시 휴업 이유를 '식당 내부 수리'라고 밝혔지만, 사실 중국 정부가 식당 종업원들의 비자 연장을 불허하는 등 압박조치를 가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문을 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 차례의 중북수뇌회담 이후 두 나라 관계가 눈에 띄게 좋아지더니, 귀국했던 (북) 식당 종업원들의 비자가 재발급됐다. 일부 남아 있던 종업원들의 비자도 연장돼 영업재개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선양 서탑거리에는 모란관 식당과 규모가 비슷한 '평양관' 식당이 있다. 지금까지 문을 닫지 않고 운영을 해왔지만, 손님이 별로 없어 고전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지난 7월 중순 다시 가보니 손님도 많아지고 식당 분위기도 한결 밝아졌다"고 말했다.

중국 둥강의 또 다른 소식통도 "대북제재로 영업을 중지했던 단둥 소재 '평양 고려관'과 '평양 류경식당'은, 1차 중북수뇌회담 직후 영업을 재개해 외화벌이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다만 "둥강에서 영업하던 북한 식당 두 곳은 음식 메뉴를 중국 음식으로 바꾸고 간판도 '중국 음식점'으로 바꿔 달았다"며 "이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들이 작년 모두 귀국했는데, 아직 둥강으로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영업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