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 중3 수능안 대체 언제 확정되나... 공론화위 결론 못 내 : 월간조선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이 3개월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론 없음'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3일 시민참여단 490명의 공론조사 결과 발표가 있었지만 결국 현 중3 학생들의 대입 개편안 결론이 나오지 않아 학부모와 학생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금은 중3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대입 전략을 짜기 위해 특목고 등 고교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어서 교육 현장에서 분노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1년 유예하며 "각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만큼 민주적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공론화위원회는 성별 등을 고려해 무작위로 뽑은 시민참여단 490명이 2박 3일간 합숙하며 개편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그러나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 김영란 위원장은 3일 기자회견을 갖고 "시민참여단의 참여 속에 대입개편 시나리오 4가지를 놓고 공론화 작업을 벌였으나 최대 다수의 지지를 받은 안이 도출되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당초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에게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안을 '다수 안'으로 발표할 예정이었다.

시민참여단이 논의한 대입개편 시나리오는 4가지였다. 수능 위주 전형을 현재보다 늘리는 방안(1, 4안)과 현재처럼 학생부 위주 전형(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을 높은 비중으로 유지하는 방안(2, 3)이었다. 그러나 공론화는 시나리오별 4가지 안, 그리고 '판단 유보'를 포함해 다섯 가지 중 하나를 고르는 오지선다형으로 진행됐다. 4가지 시나리오별로 보면 ▶1안은 수능 상대 평가+수능 위주 전형(정시 전형)을 45% 이상으로 확대 ▶2안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전형 간 비율 대학 자율화 ▶3안은 수능 상대평가 유지+ 특정 방식의 전형 위주 선발 지양(사실상의 현행 대입) ▶4안은 수능 상대평가 유지+내신 전형(학생부교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수능 위주 전형 간 비율 균등화였다.

김영란 위원장은 "유의미한 다수 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교육단체 및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대체 교육부는 뭘 하느냐"고 비판했다.

교사단체 '좋은교사운동'은 "입시제도는 국가 교육 철학과 방향성, 국가 교육과정에 맞는 제도를 결정하면 되는 문제인데, 교육부는 뒷짐 지고 기다린 뒤에 아무것도 달라질 것 없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전교조도 "교육부는 '왜 대입제도를 개편해야 하는가'에 대한 어떠한 방향도 제시하지 않은 채 모든 결정을 시민참여단에 떠넘겨버렸다"면서 "이는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라고 밝혔다.

중3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당장 이달 20일부터 과학고 원서 접수가 시작된다. 학생 개개인에 맞는 대입 전략을 짜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선택이 중요한데, 아직 대입안이 결정되지 않아 고교 선택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교육계 관계자들은 "정책 결정을 주도적으로 해야 할 교육부가 대입개편안을 공론화하겠다고 나선 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김상곤 장관 퇴진 요구도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 학부모는 "김상곤 장관은 자기 자식은 강남 8학군에서 다 키워 대학 보내놓고 이제 와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며 "교육정책에 대한 학부모들의 분노가 날로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