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김제동씨. 사진=조선DB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인 KBS가 방송인 김제동씨를 KBS 1TV 주중 심야 시간대 방송하는 뉴스 프로그램의 메인 앵커로 기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KBS 관계자는 31일 "최근 PD들이 제작하는 '김제동 더 라이브'(가칭)란 제목의 프로를 매주 월~목 밤 11시부터 30분씩 방송하는 것을 기획하고 있으며, 진행자로 김제동을 섭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동 측은 "(출연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해당 프로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제동씨의 편파성 때문이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성향을 숨기지 않아 왔다.
KBS공영노동조합은 "공정성과 객관성, 균형성의 문제, 또 편파성의 문제가 우려된다"며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KBS에서 ‘시사 투나잇’이라는 타이틀로 PD들이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당시 해당 프로그램은 방송 내용보다는 잦은 편파 시비로 더 많이 알려졌다"고 했다. KBS에는 제1노조인 공영노조와 제2노조인 민주노총 언론노조 산하 KBS 새노조가 있다.
그간 김씨가 한 말과 쓴 글을 보면 그가 어떤 성향의 인물인지 잘 알 수 있다. 누구나 지지하는 진영과 성향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뉴스는 공정성과 객관성이 생명이다.
2012년 4월 2일
김씨는 이날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10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 추도식 직전 일면식도 없던 국정원 직원이 연락해 온 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집으로 찾아와 두 번 만난 적이 있다”며 “이 직원이 ‘추모 콘서트 사회를 본다는 게 사실이냐. 위에서도 걱정이 많다. 앞으로 방송도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 웬만하면 안 가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2016년 10월 6일
김씨는 2015년 7월 5일 jtbc '톡투유'에 출연, "방위병으로 복무하던 당시 군 행사 사회를 보다 한 여성에게 '아주머니'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군사령관의 사모님이었다고 밝히며, '아주머니'라는 호칭을 썼다는 이유로 13일간 영창에 수감됐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에 따르면 김씨는 영창에 간 기록이 없었다. 국방부는 김씨의 발언과 관련 “군이 현재 영창 기록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없다”고 말한 뒤 “다만 김씨가 지난 1994년 7월부터 1996년 1월까지 정확하게 18개월을 복무하고 소집 해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김씨가 군 복무할 당시 단기 사병(방위병)의 복무 기간은 18개월이었다.
2016년 8월 5일
김씨는 이날 경북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한반도 사드 배치 철회 촛불집회’를 찾아 “뻑하면 종북(從北)이라고 한다. 그래서 난 ‘경북’이다, 이 XX들아”라고 발언했다.
김씨는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이 사드 반대 세력을 거론하면서 ‘외부 세력’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그렇다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방장관도 외부 세력”이라며 “그들은 성주에 대해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경북 영천 고경면에서 태어났다.
2016년 11월 29일
김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3차 대국민담화이 이뤄진 후 “누가 이기나 봅시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김제동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횃불을 들고. 국회는 탄핵을 하고"라며 글을 게재했다.
이어 "특검은 수사를 하고. 헌재는 심리를 하고. 당신은 즉각적 퇴진을 하고. 우리는 우리의 시대를 열고"라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촛불을 끄지 않고 횃불이 되어야 하는 이유. 더욱 명확해졌습니다"라며 "이 모든 것들을 움직이는 것이 우리의 촛불이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그들의 손에 우리를 맡기면 안 됩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제동은 "더 즐겁게 힘냅시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누가 이기나 봅시다"라고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가를 위한 공적인 사업이라고 믿고 추진했던 일들이었고 그 과정에서 어떠한 개인적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은 결국 저의 큰 잘못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위는 가까운 시일 안에 소상히 말씀을 드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대통령직 퇴진 요구에 대해서는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은 과거 김제동과 윤도현 밴드가 소속된 기획사를 이끌며 블랙리스트 문제가 나올 때마다 이들을 대변해 언론에 입장을 밝혔다. 2012년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일한 뒤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에 임명됐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