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원 대법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26일 가결된 가운데, 그에 대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찬성 247명, 반대 22명, 기권 2명으로 국회 인준을 받았다.

이 후보자는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됐다. 현 제주지방법원장으로 재직 중인 그는 1963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경복고·고려대를 졸업했다. 27회 사법시험(연수원 17기) 합격으로 법조계에 입문해 서울형사지법, 서울민사지법, 춘천지법 강릉지원, 서울지법 등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고, 전주지법,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에서 부장판사로 일했다.

27년 동안 각급 법원에서 여러 재판을 진행해 온 이 후보자는 법리 분석과 판결 실무에 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건 당사자에게 변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 기록을 중시해 철저하게 파악한다고 한다. 그는 기업 도산 사건, 행정 사건 등에도 능통하다. 관련 분야에서 다수의 논문과 판례 평석을 집필, 법학 이론 연구에 기여했다.

이 후보자가 진행한 대표적 판결은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과 관련이 있다. 2014년 말 헌법재판소 결정에 의해 해산당한 통진당 소속 의원들이 신분유지를 위해 지위확인 소송을 냈는데, 서울고법에 재직 중이던 그가 사건을 맡아 "의원직 상실이 합당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이 후보자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이 판결이 생애에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판결"이라고 밝혔다.

또한 어느 미국 국적의 재미동포가 전국 토크콘서트에서 한 발언이 북한 사회주의 체제와 정권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으로 판단, "(해당 인사에 대한 대한민국의) 강제퇴거 조치가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5일 국회 청문회에서도 "통진당은 헌재 결정에서도 종북(從北) 세력이라고 해석된다"며 "(헌재의 해산 결정은) 당연히 존중돼야 할 뿐만 아니라, 결정 내용도 제 생각과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자신이 판결 내린 통진당 의원들의 직위 상실 여부와 관련, "법원이 심판권을 갖고 있다고 선언한 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했고) 국민 앞에 한 치의 부끄러움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함께 대법관으로 지명된 김선수 후보자가 통진당 해산 결정 직후,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사망선고'라고 말한 점에 대해 "적절하지 않았던 표현"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이처럼 국가 정체성과 사법정신이 투철하다는 면에서 야당 의원들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법관으로 손색이 없는 분"이라고 극찬했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제가 15년간 재판을 받아서 다시는 법정에 서기 싫은데, 이 후보자 같은 분에게 재판을 받아봤으면 할 정도로 좋아한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 밖에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낙태죄, 사형제, 난민 입국, 성소수자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 법과 윤리의 원칙에 따라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사형제와 낙태죄는 존속돼야 하고, 성소수자는 경우에 따라 사회적 약자가 아닐 수 있으며, 난민 문제는 인권보장뿐 아니라 무분별한 수용의 폐단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낙태죄 문제와 관련 "태아가 잉태되면,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 살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성의 자기결정권도 중요하지만, 모자보건법 등 특별히 법률에서 예외로 인정하지 않는 이상 (태아 보호는) 중요한 법익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약자' 분류 문제와 관련해서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성소수자라는 이유 때문에 해고가 된다는 것은 사회적 약자 개념일 수 있다"면서도 "예컨대 퀴어축제 등(에서)은 사회적인 약자가 아니다. 일반 시민이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전 제출한 서면자료에서 "성적 지향은 사적 영역이지만 국가안전·질서유지·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사형제가 여러 폐해가 있지만 (존치하고) 계속 (부작용을) 줄여가려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난민 인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남용이나 폐단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