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뉴시스
올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년만의 최대 폭염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경제도 이렇다. 각종 지표들이 위기를 경고한다. 대책도 흔들린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론은 최저임금 인상 역풍에 직면했다. 자영업자 원성이 높다. 지난 21일 자 '조선일보' 사설은 자동차 업계의 부진 등을 예로 들며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5개 완성차 회사의 생산량은 2011년 465만 대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411만 대까지 하락했다. 작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9000만 대를 돌파하는 등 호황이었는데도 한국차는 7%나 줄어들었다. 수출은 5년 연속 감소했고, 내수 시장은 수입차에 잠식당하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안 그래도 힘든 부품·협력업체들을 한계상황으로 밀어넣고 있다. 탈원전을 한다며 산업용 심야 전기료도 올린다고 한다. ... 반도체는 중국의 본격 생산이 2년 남았다. 휴대폰처럼 반도체도 중국 시장이 사라지고 세계에서 중국 반도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것은 시간의 문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20일 우리나라 5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를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99.5로 측정했다. 2013년 1월(99.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선행지수란 6~9개월 뒤의 경기 추세를 말해주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 이하면 하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2~4월 연속 100.9였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100.8)부터 하락세로 진입, 1년 넘도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원화 대출 총액은 2013년 말 346조 1000억 원에서 2017년 말 549조 2000억 원으로, 4년 만에 60%가량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영세 자영업자(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7만 3000명 감소한 397만 9600명이었다. 작년 자영업자 폐업률은 전년 대비 10.2%포인트 늘어난 87.9%로 역대 최고치였다.
장사는 어려운데 최저임금은 2년 연속 10% 이상 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저임금 문제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이 크게 높아지면 고용감소 외 임금질서 교란 등 부작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프랑스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60% 수준에서 멈췄다. 독일은 인상 효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2년마다 최저임금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는 '일자리안정자금' 효과를 감안하지 않는다면, 2019년 9.6만 명, 2020년 14.4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7월 경제동향' 보고서는 산업계의 업황 부진을 말해준다. 보고서는 "소매판매 증가율과 소비자 심리지수가 낮아지고, 서비스업 생산이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는 등 소비의 개선 흐름은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도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설비 투자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하고, 건설 투자도 0%대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보고서를 보면 전월 대비 각 지표상 증가율 전망치는 민간 소비가 2.8%에서 2.7%, 설비 투자가 3.3%에서 1.5%, 지식재산생산물 투자가 3.5%에서 3.0%로 줄었다. 건설 투자는 0.8% 증가에서 0.1% 감소로 악화됐다.
경제 위기에 집권여당의 한 주요 인사는 '20조 원' 운운하며 대기업 탓을 했다. 지난 보수 정권의 실정을 거론하며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야권의 바른미래당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2월부터 5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급락한 매달 취업자 수, 주요 수출국임에도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낮은 2.9% 성장 전망, 42.9%로 OECD 꼴찌 수준인 청년고용률까지.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이 같은 실패에 매번 이전 정권 탓으로 책임을 돌리지만, 보수 정권 때보다 경제지표가 더 악화된 것이 문재인 정권의 성적표다."
같은 날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경제 위기를 대기업 탓으로 돌리는 일각의 '반기업 정서'를 비판했다. 양 위원은 글에서 "성장기 기업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성찰해야 마땅하나, 기업 성장의 원인을 착취로 보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며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은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의 불공정 관행이나 도덕적 일탈을 엄벌해야 하지만, 기업에 지나치게 적대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은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혁신과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히 규제를 풀고, 기업과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 더 따듯한 마음으로 기업을 대해야 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5개 완성차 회사의 생산량은 2011년 465만 대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411만 대까지 하락했다. 작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9000만 대를 돌파하는 등 호황이었는데도 한국차는 7%나 줄어들었다. 수출은 5년 연속 감소했고, 내수 시장은 수입차에 잠식당하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이 안 그래도 힘든 부품·협력업체들을 한계상황으로 밀어넣고 있다. 탈원전을 한다며 산업용 심야 전기료도 올린다고 한다. ... 반도체는 중국의 본격 생산이 2년 남았다. 휴대폰처럼 반도체도 중국 시장이 사라지고 세계에서 중국 반도체의 저가 공세에 시달리는 것은 시간의 문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20일 우리나라 5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를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99.5로 측정했다. 2013년 1월(99.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경기선행지수란 6~9개월 뒤의 경기 추세를 말해주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경기 상승, 이하면 하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작년 2~4월 연속 100.9였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100.8)부터 하락세로 진입, 1년 넘도록 떨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원화 대출 총액은 2013년 말 346조 1000억 원에서 2017년 말 549조 2000억 원으로, 4년 만에 60%가량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영세 자영업자(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7만 3000명 감소한 397만 9600명이었다. 작년 자영업자 폐업률은 전년 대비 10.2%포인트 늘어난 87.9%로 역대 최고치였다.
장사는 어려운데 최저임금은 2년 연속 10% 이상 올랐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최저임금 문제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최저임금이 크게 높아지면 고용감소 외 임금질서 교란 등 부작용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프랑스에서도 이러한 이유로 최저임금 인상을 60% 수준에서 멈췄다. 독일은 인상 효과를 면밀히 검토한 후 2년마다 최저임금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는 '일자리안정자금' 효과를 감안하지 않는다면, 2019년 9.6만 명, 2020년 14.4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7월 경제동향' 보고서는 산업계의 업황 부진을 말해준다. 보고서는 "소매판매 증가율과 소비자 심리지수가 낮아지고, 서비스업 생산이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는 등 소비의 개선 흐름은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투자도 둔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설비 투자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하고, 건설 투자도 0%대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보고서를 보면 전월 대비 각 지표상 증가율 전망치는 민간 소비가 2.8%에서 2.7%, 설비 투자가 3.3%에서 1.5%, 지식재산생산물 투자가 3.5%에서 3.0%로 줄었다. 건설 투자는 0.8% 증가에서 0.1% 감소로 악화됐다.
경제 위기에 집권여당의 한 주요 인사는 '20조 원' 운운하며 대기업 탓을 했다. 지난 보수 정권의 실정을 거론하며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야권의 바른미래당은 지난 16일 논평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올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2월부터 5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급락한 매달 취업자 수, 주요 수출국임에도 세계 평균 성장률보다 낮은 2.9% 성장 전망, 42.9%로 OECD 꼴찌 수준인 청년고용률까지.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도무지 보이질 않는다.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이 같은 실패에 매번 이전 정권 탓으로 책임을 돌리지만, 보수 정권 때보다 경제지표가 더 악화된 것이 문재인 정권의 성적표다."
같은 날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경제 위기를 대기업 탓으로 돌리는 일각의 '반기업 정서'를 비판했다. 양 위원은 글에서 "성장기 기업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성찰해야 마땅하나, 기업 성장의 원인을 착취로 보는 것은 다소 지나치다"며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은 대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의 불공정 관행이나 도덕적 일탈을 엄벌해야 하지만, 기업에 지나치게 적대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은지도 되돌아봐야 한다. 혁신과 성장을 위해서는 과감히 규제를 풀고, 기업과 물리적·심리적 거리를 좁혀야 한다. 더 따듯한 마음으로 기업을 대해야 한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