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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주요 포털 연예뉴스를 '위스플'이라는 낯선 단어가 점령했다. 연예기획사인 위에화, 스타쉽, 스톤뮤직, 플레디스의 준말이다. 음악전문 케이블TV채널 엠넷(Mnet)이 매주 금요일 밤 방영하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서 제작진이 4개 연예기획사를 밀어주고 있다는 논란이 거세다.
<프로듀스 48>은 2016년 여성아이돌그룹 아이오아이를 탄생시킨 <프로듀스 101>, 2017년 남성아이돌그룹 워너원을 탄생시킨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시즌3 격이다.
7월 20일 6회를 방영한 이번 시즌은 한국과 일본의 여성 참가자 98명 중 시청자 투표로 12명을 선발해 글로벌 걸그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한국에서는 연예기획사에서 가수를 준비하는 연습생들이, 일본에서는 일본 내 최대 아이돌그룹인 AKB그룹의 현역아이돌들이 참여해 양국에서 화제를 모았다.
시청자들이 '국민프로듀서'가 돼 각 참가자에게 투표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참가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프로그램에서 노출되는 분량과 편집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내용을 보고 투표하기 때문에 자주 보이는 참가자나 이른바 '천사의 편집'을 받은 참가자에게 마음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가자가 98명에 이르고 일주일에 한 번 2시간 30분~3시간의 방송이 전부인 만큼 제작진도 전 참가자에게 골고루 분량을 확보해 주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현재 1차 순위선발식을 마친 상태에서 시청자들은 위에화, 스타쉽, 스톤뮤직, 플레디스 4개 기획사의 참가자에게 조명이 집중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위에화의 최예나와 왕이런, 스타쉽의 안유진과 장원영, 스톤뮤직의 장규리 이시안 조유리, 플레디스의 이가은과 허윤진의 분량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대부분 최상위권 순위에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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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듀스48> 1차 순위선발식의 최상위권 순위. |
시청자들이 이 4개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4개사가 엠넷과 특수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엠넷은 CJ엔터테인먼트의 계열사인데, 스톤뮤직은 엠넷에서 파생된 CJ엔터테인먼트 계열사다. 엠넷이 자체 아이돌을 육성하기 위해 만들었던 프로그램 <아이돌학교>의 출연자들이 모두 스톤뮤직 소속이다.
플레디스는 CJ가 지분 51%를 인수한 곳으로, 현재 플레디스의 한성수 대표가 <프로듀스 48> 데뷔조 총괄 프로듀싱을 맡고 있다. 위에화는 중국의 대형 연예기획사로 CJ 소속 연예인의 중국 활동 매니지먼트를 총괄하고 있다. 스타쉽은 위에화와 아이돌그룹 '우주소녀'를 합작 기획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회사다.
시청자들은 엠넷이 <프로듀스 101> 시즌 1, 2에서 각 기획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해 국민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수익을 크게 내지 못하자 시즌3에서는 '일하기 편한 기획사'를 밀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4개 기획사 소속 연습생의 실력이나 외모가 수준급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중소기획사의 실력 및 매력이 출중한 연습생들이 전혀 조명되지 않는다는 점, 중소기획사 연습생들은 경연이나 평가에서 1위를 하고도 분량이 없었다는 점, 몇몇 연습생이 '악마의 편집'에 희생된 반면 이들 4개 기획사 연습생들은 '천사의 편집'만이 있었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시즌 1, 2와 달리 2차 커트라인을 30등(시즌 1, 2에서는 35등)으로 선정한 것도 "후반기에 급격히 순위가 올라올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획사 우수 연습생들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즌 1, 2에서 나름의 교훈을 얻은 엠넷이 특정 기획사를 몰아주기 위해 갖은 편법을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방송국이 자체적으로 심사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분량 몰아주기나 편파 심사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프로듀스> 시리즈는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만드는 아이돌 그룹'이라는 콘셉트로 3년째 화제를 모아온 프로그램이다. 시즌 1, 2에서는 누적 투표 수가 1000만 표를 넘을 정도로 전 세대에서 인기를 끌어 왔다. 시즌2 후 강다니엘의 전 세대에 걸친 인기는 '강다니엘 현상'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 58위 이하의 등수를 받은 연습생들은 단독샷 한 번 받지 못한 채 쓸쓸히 방출됐다. 14세에서 25세까지 절실한 꿈을 찾아 모인 연습생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헛된 희망을 갖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