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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사회

여권(與圈)의 방송장악 실태 “지상파는 물론 유료방송까지 친여(親與) 인사가 장악”

“문재인 캠프 출신이 수장 되는 게 ‘적폐청산’인가”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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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블, IPTV, 홈쇼핑 등 각 방송협회 정권교체 후 ‘보은(報恩)인사’?
⊙ 유정아 한국IPTV방송협회장, 김성진 한국케이블TV협회장 모두 ‘문재인 캠프’ 출신
⊙ 공영홈쇼핑 등 유료방송업체 수장에도 낙하산
⊙ “정치권 낙하산으로 유튜브 등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나” 업계 우려
 
 
이달 초 공영홈쇼핑 대표로 취임한 최창희 대표가 '관련업계 무경력, 문재인 캠프 경력'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대주주는 중기부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50%), 농협 경제지주(45%), 수협(5%) 등 정부 관계사가 모든 지분을 갖고 있다.
3년 임기인 최창희 대표는 제일기획 광고국장, 삼성물산 이사대우, 전 TBWA코리아 대표를 지냈고 광고회사 크리에이티브에어와 일레븐을 설립해 대표를 역임했다. 초대 광고인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최 대표는 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홍보고문으로 활동하며 선거 슬로건 '사람이 먼저다'를 만들었다. 최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고 4년 선배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유통·홈쇼핑 관련 이력이 없는 최 대표의 선임에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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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든 최창희 공영홈쇼핑 대표.

 
뿐만 아니라 ‘적폐청산’을 빌미로 지상파 공영방송 수장들이 친여(親與) 성향 인사로 전격 교체된 가운데 지상파를 제외한 방송, 즉 케이블, 인터넷TV(IPTV), 홈쇼핑 등 유료방송 역시 여권의 보은인사로 채워지고 있어 방송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공영방송은 ‘물갈이’가 마무리 단계다. MBC에서 해직PD 출신인 최승호 사장이 취임했고 KBS는 친노조 인사로 파면처분까지 받은 바 있는 양승동 PD가 사장에 내정돼 3월 중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어 양대 유료방송협회인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케이블방송협회의 수장은 정권교체 후 ‘문캠(문재인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인물로 바뀌었다. 최근 임명된 한국TV홈쇼핑협회장도 김대중 정권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방송계가 정권의 입맛대로 완전히 ‘물갈이’를 한 셈이다. 현재 사장이 공석인 한국방송진흥공사(코바코) 역시 사장 공모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방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홈쇼핑협회장에 전 청와대 정무수석
 
정부의 방송장악 의도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효성 방통위원장(왼쪽)이 정부 업무보고장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 3월 5일, 공석이던 한국TV홈쇼핑협회장에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임명됐다는 사실이 발표되면서 홈쇼핑업계는 혼란에 휩싸였다. 홈쇼핑협회는 1995년 창설 이래 협회장은 홈쇼핑사 대표 중 한 사람이 돌아가면서 맡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방송 특성상 협회 상근부회장으로 과학기술부나 정보통신부, 미래부 등 출신 인사가 임명되는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정치인 출신이 회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협회는 GS홈쇼핑과 CJ홈쇼핑 등 정부 승인 7개 사업자가 회원으로 있으며 역대 회장은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김인권 현대홈쇼핑 대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 등이 맡아 왔다. 제7대 회장으로 취임한 조순용 회장은 역대 최초의 ‘상근회장’이다. 조순용 신임회장은 동양방송 기자로 방송계에 입문해 KBS 사회부장,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과 편집주간을 지냈다. 이후 김대중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과 순천대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당시 2011, 2014년 두 차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를 준비한 적이 있으며, 작년 대선 당시에는 문재인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과거 DMB방송사를 개국하는 등 방송과 관련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홈쇼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인물”이라며 “20년 이상 업계가 돌아가면서 협회장을 맡아 왔는데 유독 이번 정권에서 이런 무리수를 두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올해 홈쇼핑 무더기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정부와의 소통을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양대 유료방송협회장은 ‘문캠’ 출신
 
유정아 한국IPTV방송협회장, 조순용 한국홈쇼핑협회장, 김성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왼쪽부터).
홈쇼핑협회장에 앞서 양대 유료방송협회로 불리는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미 현 정권 공신(功臣)이 들어왔다. 지난 1월 취임한 유정아 IPTV방송협회장은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과거 노무현시민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국민참여본부 수석부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IPTV방송협회는 IPTV업계(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를 대표하는 자리다. 유 회장 취임 당시에도 ‘방송 전문성과 동떨어진 보은인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5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에는 김성진 전 여성부 차관이 취임했다. 당초 강대인 전 방송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지난해 말 무산된 후 김 전 차관이 케이블TV방송협회장으로 최종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차관은 연합뉴스의 전신인 동양통신에 입사해 언론계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민일보 정치부장을 거쳐 DJ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보도지원비서관, 국내언론1비서관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이후 여성부 차관, EBS 부사장, 콘텐츠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참여정부에서는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상임감사를 거쳐 2014년부터는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초빙교수로 있다.
  
김성진 전 차관은 작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문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도왔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김성진의 경우 정치적 성향과 보은인사 여부는 둘째치고 방송보다는 교육 전문가여서 회장직에 적합한지는 의문”이라며 “업계 내에서는 정부가 유료방송 시장 생태계를 너무 쉽게 보고 낙하산을 내려보낸다는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업체 대표도 낙하산?
 
지난 2016년 케이블TV업계는 유료방송 정상화를 외치며 비대위체제를 가동한 바 있다.
유료방송 업계도 ‘물갈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남기 전 수석이 대표로 있었던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3월 이사회를 열어 김영국 KBS방송본부장을 대표로 내정했지만 5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불승인 결정이 내려졌다. 언론노조는 김영국 내정자에 대해 “깜깜이로 진행된 사장 선출은 진행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김영국의 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국 KT스카이라이프 사장 내정자는 KBS PD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해 7월 KBS 방송본부장이 된 인물이다.
  
   
  낙하산 수장에 대한 우려
 
유정아 IPTV협회장은 18, 19대 대선에서 모두 문재인 후보를 적극 도와 협회장 임명 당시 낙하산 논란을 가져왔다.
 
낙하산 및 보은인사가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업무의 원활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1월 1일 자 과장급 전보조치를 통해 노무현 정부 시절 방송위원회에서 근무했던 방송 전문 인력들을 방송정책기획과장, 지상파방송정책과장, 방송광고정책과장, 편성평가정책과장 등 주요 부서로 발령냈다. 업계나 협회에서 친정부 인사가 고위직을 맡으면 대관(對官) 업무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친정부 인사가 수장이 된다는 것은 업무가 원활해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글로벌 시대에 해외 거대 기업들과 경쟁하기에는 전문성과 순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대세다. 낙하산 인사들은 최근 국내 방송업계의 경쟁 상대인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엔 지나치게 구시대 인물이거나 업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방송은 아니지만 통신 및 인터넷과 관련이 깊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김석환 원장 역시 문재인 캠프 출신 방송계 인사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 원장은 KNN 사장 출신으로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미디어특보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보니 인선을 놓고 시선이 곱지 않았다.
  
이처럼 방송계에 정치권의 외압이 끊이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에 지난해 11월 출범한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PP협회)는 정관에 ‘협회장은 회원사 대표가 맡는다’는 조항을 넣기도 했다. 정치권 낙하산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현재 PP협회 초대 회장은 이준용 KBSN 대표가 맡고 있다.
  
방송이 정부가 규제하는 산업이다 보니 이해관계에 따라 협회나 업체 입장에서도 낙하산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곤 한다. 그러나 낙하산의 문제는 정부가 방송을 직접 장악하려는 수단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 정권이 야당이던 시절 여당을 ‘낙하산’ ‘보은인사’ ‘적폐’라며 비난했던 상황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낙하산이 적폐라던 현 여당, 똑같은 행동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에 임명됐고 KT스카이라이프는 이남기 전 홍보수석이, IPTV방송협회는 이종원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대표를 맡은 바 있다. 당시 야당은 “유료방송은 청와대 낙하산 집합소”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서울 한 대학의 정보방송학과 교수는 “정권이 유료방송 업체와 협회에 낙하산을 보내는 것은 권력을 통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사회가 장악한 공영방송에 비해 민간 분야인 유료방송은 뜻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마음대로 낙하산을 보내는 것이 일상화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면서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어 민간 방송업자들이 이번에는 자율성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기대하기도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였다”며 “협회나 업체 입장에서는 낙하산을 대관업무에 활용할 수도 있는 만큼 ‘로비스트’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긴 하지만, 정권이 바뀌어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18.07.11

조회 : 4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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