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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성동격서’ 6·25 참전용사 황재중 문산호 선장, 충무무공훈장 추서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과 임성채 해군 군사편찬과장의 노력과 헌신으로 성취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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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15일 장사상륙작전에 투입된 문산호의 모습.
6·25 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양동작전에 투입된 LST(전차상륙함·Landing Ship, Tank) 문산호(汶山號) 선장 고(故) 황재중씨에 대한 서훈식(敍勳式)이 열렸다. 해군은 ‘6·25전쟁 68주년’이 되는 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0시 50분까지 제주해군기지 세종대왕함 갑판에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최성목 해군 제7기동전단장이 충무무공훈장을 전도수여하고 황 선장의 외손녀인 고양자씨가 대신 받았다.
 
임성채 해군역사기록관리단 군사편찬과장은 《월간조선》과의 통화에서 “작년과 올해 문산호 용사 11명(황재중(선장), 이찬석, 이수용, 권수헌, 부동숙, 박시필, 윤은현, 안수용, 이영룡, 한시택, 김일수)의 훈장 추서를 국방부에 상신(上申)했다”면서 “올해는 황 선장에게만 훈장을 추서한다. 나머지 선원들의 경우, 국방부에서 내년에 다시 한 번 (훈장 추서를) 고려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1943년 9월 인디애나의 제퍼슨빌(Jeffersonville)에서 건조된 문산호는 미국 태평양 함대에 배치돼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까지 활동했다. 1947년 2월 한국 정부에 매각돼 ‘문산호’라는 ‘함명(艦名)’을 부여받은 뒤, 교통부(交通部) 산하 대한해운공사(大韓海運公司)에 소속돼 석탄·밀가루 등을 운반했다. 1950년 6월 25일 북한이 남침하자 ‘동시 동원령’(선박과 민간인 선장·선원까지 전투에 동원하는 명령)에 따라 참전했다. 묵호전투부대 수송·투입작전에 투입됐고, 우리 해군 최초의 전투함인 백두산함과 함께 여수철수작전에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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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16일에 만들어진 문산호 선장과 선원 명단. 위에서부터 황재중(선장), 이찬석, 이수용, 권수헌, 부동숙, 박시필, 윤은현, 안수용, 이영룡, 한시택, 김일수 이상 11명. 이 명단은 이들이 장사상륙작전에서 사망하자 육군이 해군 측에 인사 처리를 부탁했고,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당시 맥아더 유엔군 총사령관이 계획한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법으로 실시된 작전명 174 ‘장사상륙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해 9월 15일 새벽 4시 반, 제1유격대대 4개 중대(772명)를 태운 문산호는 적지(敵地)가 돼버린 동해안 장사동에 도착했다. 태풍과 암초를 뚫고 육지로 접근하자 북한군의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선장을 포함한 선원 11명과 수백 명의 10대 학도병들은 “바다에 빠져 고기밥이 되는 것보다 육지에 올라가 까마귀밥이 되는 게 낫다”는 명령에 따라 화염과 포연이 자욱한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장시간 사투(死鬪) 끝에 상륙에 성공한 이들은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적진지를 파괴하고 도로와 교량을 폭파했다. 이 과정에서 ‘유격전의 귀재’로 불렸던 군사고문 전성호 대령, 황 선장과 선원 전원이 전사했다. 이들이 북한을 기습한 덕분에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했고, 이후 전쟁의 주도권은 아군으로 넘어왔다.
 
황 선장이 훈장을 추서받기까지는 최영섭 예비군 해군 대령의 공이 컸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부친이기도 한 최 대령은 열렬한 애국정신과 멸사봉공의 마음가짐으로 황 선장을 비롯한 문산호 순국영웅(殉國英雄)들의 발자취를 오랫동안 추적해 왔다. 최 대령은 2년 전 자신이 발굴한 문산호 대원들의 명단을 《월간조선》에 최초 공개했다. 실제로 그는 일 년 내내 자택에 태극기를 걸어놓고 있을 만큼 호국의지가 투철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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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섭 전 해군 대령(백두산함 갑판사관). 그는 “여수철수작전 때 만난 문산호 선장과 선원의 애국심이 상당했다”고 회고했다.
최 대령은 6·25전쟁 때 ‘백두산함’ 갑판사관 겸 항해사·포술사로 활약, 문산호 대원들과 함께 나라를 지켰다. 제2함대 소속 백두산함은 당시 대한민국 해군이 보유한 유일한 전투함으로 ‘대한해협해전’에서 무훈(武勳)을 세웠다. 대한해협해전은 백두산함이 부산 동북쪽 해상에서 무장 병력 600여 명을 태우고 남쪽으로 내려오는 1000t급 북한군 무장 수송선을 5시간에 걸친 추격과 교전 끝에 격침시킨 전투다. 이 전투의 승리로 6·25전쟁 초기 북한군의 후방 공격을 차단할 수 있었다. 이후 179만 명의 유엔군과 막대한 양의 전쟁 물자가 부산항을 통해 무사히 들어올 수 있었고, 이는 6·25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최 대령은 2016년 7월호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문산호 대원들의 보국(保國)에 대해 “여수철수작전 때 만난 문산호 선장과 선원의 애국심이 상당했다”고 회고했다. 당시 기사의 일부분이다.
 
  〈― 문산호 선장과 선원들의 흔적은 어떻게 찾게 된 것입니까.
 
  “이름 없는 영웅들을 같이 기억하고 기리지 않는다면 누가 앞으로 국가와 공동체의 위기에 나서주겠습니까. 제 나이가 90(1928년생)이 다 되어 갑니다. 4년 전쯤인가 ‘버킷리스트(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을 적어놓은 목록)’를 적었는데 그중 하나가 문산호 전사자에 대한 신원 확인입니다. 제가 그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해 한국선주협회, 해기사협회, 해운조합 등에 연락해서 흔적을 찾으려 했는데 전혀 없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임성채 해군역사기록관리단 군사편찬과장에게 부탁했습니다. 임 박사가 제 부탁에 해군이 보관하는 자료란 자료는 모두 뒤져 명단을 찾아냈습니다.”
 
  ― 6·25전쟁 중에 이름없이 죽어간 영웅들이 많은데, 하필 문산호 선장과 선원들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우리의 첫 전투함인 백두산함의 갑판사관 겸 항해사·포술사였습니다. 1950년 7월 26일 여수철수작전 당시 문산호를 백두산함이 엄호했지요. 그때 문산호 선장을 처음 봤는데, 애국심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아주 용감했어요. 선원들도 마찬가지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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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이 복원한 문산호. 영덕군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학도병들이 큰 희생을 치른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이다.
 
 ― 문산호 외에도 조치원호, 안동호 등의 LST가 차출돼 활약하지 않았습니까.
 
  “다른 LST의 선장과 선원은 전쟁으로 전사하지 않았습니다. 문산호 분들만 돌아가셨지요.”
 
  ― 문산호 선장과 선원의 유가족은 국가로부터 전혀 지원을 받지 못하나요.
 
  “6·25 전사자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유가족은 만나보셨나요.
 
  “만나진 못했지만 황재중 선장 따님은 지금 치매에 걸렸다고 하더군요.”
 
  ― 선원들의 유가족은 찾지 못했습니까.
 
  “선원 3~4명의 자식은 찾았습니다. 모두 어렵게 살고 있죠.”
 
  그가 말을 이었다.
 
  “내가 최근에 죽었다가 살아났어요. 나이를 먹으니까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제 꿈은 문산호에 탔던 민간인들에 대한 추모사업을 하는 겁니다. 미국, 이스라엘 군대가 강한 이유를 아십니까.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것을 국가가 알아주기 때문입니다. 이게 국가의 책무입니다. 우리 국민의 책무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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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채 해군역사기록관리단 군사편찬과장.
임 과장은 이번 황 선장의 추서 결정과 관련 “비록 정규군은 아니었지만 국가·국민을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위업(偉業)을 기리는 게 우리 해군의 몫”이라면서 “그래야만 국가가 위난(危難)에 처했을 때, 국민들도 헌신적으로 희생하는 마음이 우러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 과장은 “아직 10명의 선원 분들이 훈장을 받지 못했다”면서 “향후 국방부에 적극적으로 상신해서 이분들도 다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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