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미래당 이상돈, 장정숙, 박주현 의원(왼쪽부터).
당적은 바른미래당이지만 민주평화당에서 활동 중인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인방(이상돈, 장정숙, 박주현)에 대해 “(당이) 싫으면 의원직을 버려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들 3인방이 6.13지방선거 야권의 참패 이후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와 바른미래당을 연일 비난하고 지속적으로 출당 요구까지 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바른미래당 당적을 갖고 민평당 대변인 등 당직을 맡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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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
김동철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들 3인방에 대해 “바른미래당과 생각이 다르면 민주평화당에 가서 백의종군해야지 왜 의원직까지 가져가려 하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분들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당선됐는데 안 전 대표를 욕하고 바른미래당을 비판한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이렇게 밝혔다.
3인방은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율 20%가 나올 거라며 밀어붙인 안철수 전 대표의 일방적인 합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철저하게 심판받았다”며 “바른미래당이 비례를 인질로 잡고 있는 이상 구태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인질정치, 오기정치로 낙인찍힐 뿐”이라며 출당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지도부 김동철 비대위의 첫 일성이 비례대표를 평화당으로 풀어주는 것이어야 한다”며 ‘호적 정리’를 거듭 촉구했다.
3인방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할 때 이에 반대하는 일부 국민의당 의원은 탈당해 민주평화당을 설립했지만, 이들은 비례대표 의원이 자진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는 현행법 규정 때문에 탈당하지 못했다. 3인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지 않은 채 민평당에서 대변인(장정숙), 정책공약본부장(박주현), 민주평화정책연구원장(이상돈)이라는 당직을 맡고 있다.
김동철 위원장은 “현행 공직선거법은 비례의원이 당적을 옮기기 위해 탈당하면 자동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것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이해관계에 따라 당적을 옮기지 말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법이 잘못됐다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동의할 경우 바른미래당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 법정신을 무시하고 비판하는 건 자제해 달라. 민평당에서 조용히 있으면 의원직 사퇴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민평당은 호남지역정당"이라며 "정당은 정권 집권이 목적이다. 호남 지역민조차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동철 위원장의 말에 민주평화당이 “사과하라”며 반격에 나섰다. 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22일 “김동철 위원장의 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 등 비례대표 3인에 대한 막말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들에게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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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평화당 최경환 대변인. |
최 대변인은 이어 “(바른미래당) 박주선 전 대표는 합당 시 비례대표의 당적 이탈을 허용하는 법안에 서명한 적도 있으며, 유승민 전 대표도 비레대표를 정리해 줘야 한다고 했었다”고 강조했다. 최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인간' 운운하면서 동료 의원에게 막말을 퍼붓는 것은 스스로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또 “평화당을 지역당이라고 연일 비난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정치적 도리를 한참 벗어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은 막말이 아니라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의원들에 대해 품위와 예의를 지키고 이들이 요구하는 대로 당적 정리를 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