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조선DB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현재 각종 경기 지표들이 한국 경제 위기를 말하고 있다. 지난 5월 통계청의 고용동향 조사 결과는 침체된 취업시장에 적신호를 보냈고, OECD(경제개발협력기구)도 지난 20일 한국경제 보고서를 발표해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지적했다. 가계부채와 한계기업(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율이 높은 기업)도 늘고 있다. '주 52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정책도 논란이 예상돼 본격 도입을 사실상 6개월 미뤘다.
OECD는 지난 20일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Surveys: Korea 2018)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업 생산성 증가가 뒤따르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수준을 목표치 이상으로 상승시키고, 한국의 국제 경쟁력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추가 인상하기 전 2018년 16.4% 인상의 효과를 평가하는 게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OECD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불확실하다"며 종합 평가는 보류하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는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에 특히 해로울 수 있고, 저숙련 근로자의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랜들 존스 OECD 한국경제담당관도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요식업계나 소매업에서의 고용 둔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스 담당관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대다수 중소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규제 혁신, 경쟁 체제,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 고용의 77%를 차지함에도 생산성은 대기업의 32%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규제를 없애고 젊은 세대의 기업가 정신을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없는 기업을 퇴출시켜야 더 혁신적인 기업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쉬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신용대출도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은 작년 3·4분기부터 올해 1·4분기까지 16조 7000억 원 늘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60.1%로 사상 처음 160%를 넘었다.
올 1분기 가계부채 총액은 1468조 원으로 1년 새 8%(110조 원) 증가, 1500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 늘어난다면,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한 지난 2013년 4분기 이후 5년이 채 안 돼서 1500조 원을 돌파하는 셈이다. 이는 500조 원에서 1000조 원으로 불어난 기간(8년 6개월)보다 4년 가까이 빠른 속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같은 날 발표한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 따르면, 13대 수출 주력업종의 외감기업(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중 한계기업이 작년 기준 464곳에 달했다. 이는 전체 대비 44.1%로, 전년 대비 '65곳'이 늘어난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치다. 재작년 기준 한계기업은 399곳으로 전년 대비 '29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계기업이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으로, 이익으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기업을 뜻한다.
수출 증가율도 부진하다. 지난 4~5월 수출 증가율은 5.5%로 지난 1분기 10.1%에서 반토막이 됐다. 작년 3분기 24.0%까지 올랐다가 4분기 8.4%로 급락하며 침체기를 맞았다.
경우에 따라 직장인들의 급여 감소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를 받아온 근로시간 단축 정책도 사실상 본격 도입 시기가 미뤄졌다.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법규 위반 기업에 대해 최장 6개월간 시정 기간을 부여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지도 감독을 향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계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김왕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그동안 실태 점검과 기업 간담회에서 중견,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 간담회에서 공식 유예 기간을 달라는 요청도 많았다"고 밝혔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서 "근로시간의 개념 자체도 모호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바뀌어야 할 근무·인사 관리 관행도 많다"며 "앞으로 6개월간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나올 텐데 이를 잘 살펴 보완적 입법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3일 발표한 '2018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작년보다 다소 낮아진 2.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에는 2%대 중반 수준까지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교육 서비스와 주택건설 부진으로 노동력에 대한 수요도 둔화된다. 취업자 증가수는 작년보다 10만 명가량 줄어든 20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OECD는 지난 20일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Surveys: Korea 2018)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기업 생산성 증가가 뒤따르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 수준을 목표치 이상으로 상승시키고, 한국의 국제 경쟁력에도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추가 인상하기 전 2018년 16.4% 인상의 효과를 평가하는 게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OECD는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불확실하다"며 종합 평가는 보류하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증가는 (경쟁력이) 취약한 기업에 특히 해로울 수 있고, 저숙련 근로자의 고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랜들 존스 OECD 한국경제담당관도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요식업계나 소매업에서의 고용 둔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스 담당관은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대다수 중소기업의 부흥을 위해서는 규제 혁신, 경쟁 체제, 생산성 향상을 이끄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한국 경제 고용의 77%를 차지함에도 생산성은 대기업의 32%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규제를 없애고 젊은 세대의 기업가 정신을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력 없는 기업을 퇴출시켜야 더 혁신적인 기업에 힘이 실릴 수 있다. 기업의 진입과 퇴출이 쉬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가계부채를 증가시키는 신용대출도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같은 날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가계신용대출은 작년 3·4분기부터 올해 1·4분기까지 16조 7000억 원 늘었다. 지난 3월 말 기준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60.1%로 사상 처음 160%를 넘었다.
올 1분기 가계부채 총액은 1468조 원으로 1년 새 8%(110조 원) 증가, 1500조 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 늘어난다면,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돌파한 지난 2013년 4분기 이후 5년이 채 안 돼서 1500조 원을 돌파하는 셈이다. 이는 500조 원에서 1000조 원으로 불어난 기간(8년 6개월)보다 4년 가까이 빠른 속도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같은 날 발표한 '수출 엔진이 식어가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 따르면, 13대 수출 주력업종의 외감기업(외부감사를 받는 기업) 중 한계기업이 작년 기준 464곳에 달했다. 이는 전체 대비 44.1%로, 전년 대비 '65곳'이 늘어난 수치이자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치다. 재작년 기준 한계기업은 399곳으로 전년 대비 '29곳'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계기업이란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으로, 이익으로 이자조차 갚기 어려운 기업을 뜻한다.
수출 증가율도 부진하다. 지난 4~5월 수출 증가율은 5.5%로 지난 1분기 10.1%에서 반토막이 됐다. 작년 3분기 24.0%까지 올랐다가 4분기 8.4%로 급락하며 침체기를 맞았다.
경우에 따라 직장인들의 급여 감소 문제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를 받아온 근로시간 단축 정책도 사실상 본격 도입 시기가 미뤄졌다.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법규 위반 기업에 대해 최장 6개월간 시정 기간을 부여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지도 감독을 향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연착륙에 중점을 두고 계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김왕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그동안 실태 점검과 기업 간담회에서 중견,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단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 간담회에서 공식 유예 기간을 달라는 요청도 많았다"고 밝혔다. 조성재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자 '조선일보' 보도에서 "근로시간의 개념 자체도 모호하고,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바뀌어야 할 근무·인사 관리 관행도 많다"며 "앞으로 6개월간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나올 텐데 이를 잘 살펴 보완적 입법을 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3일 발표한 '2018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은 작년보다 다소 낮아진 2.8%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내년에는 2%대 중반 수준까지 성장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교육 서비스와 주택건설 부진으로 노동력에 대한 수요도 둔화된다. 취업자 증가수는 작년보다 10만 명가량 줄어든 20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