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 대한민국 對 스웨덴 ‘결전’... 통쾌한 반란을 위한 '필승 전략' : 월간조선

드디어 결전의 날이다. 오늘 대한민국 대표팀은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맞붙는다. 대한민국이 속한 F조 조별 예선에서 멕시코가 우승후보이자 ‘디펜딩 챔프’ 독일을 잡는 이변을 일으킨 가운데 오늘 저녁 스웨덴과의 일전을 앞둔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전략에 국민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멕시코가 우승후보 독일을 1:0으로 꺾으면서 우리 대표팀은 더욱 복잡해진 경우의 수를 맞이한 것이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스웨덴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냉정하게 봤을 때 가능성이 크지 않다. F조 팀 중 피파랭킹이 우리 다음으로 낮아,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스웨덴은 ‘강호’ 이탈리아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팀이다.

스웨덴에는 과거처럼 토머스 브롤린, 토머스 달린, 헨리크 라르손, 프레드릭 융베리, 킴 쉴스트룀 등 빅리그에서 뛰는 스타급 선수는 없지만 ‘원팀’이 된 그들은 강하다.

솔직히 과거 월드컵에 비해 대표팀에 거는 기대는 낮다. 그렇다고 무기력하고 한심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공은 둥글고 투혼과 정신력은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낸다.

한국 축구가 통쾌한 반란을 시작하기 위해서 필요한 건 열렬한 ‘투지’다. 투지는 부담감이 없을 때 발휘된다. 기대가 낮다고 자포자기 심정이 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어떤 경기 때보다 부담을 덜고 노력하면 적절한 긴장감이 ‘기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일전의 사례들이 그렇다. 36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페루는 1:0으로 덴마크에 졌지만 파상 공세의 위력을 보여줬다. 덴마크의 장신 공격수 포울센이 후반 14분 슛을 성공시키기 전까지, 페루는 발 빠른 공수(攻守)의 전환 기세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에는 포울센이 페널티킥을 내줘 기회를 얻기도 했다. 후반에는 교체 투입된 게레로를 앞세워 돌진하기까지 했다.

‘파라오의 제왕’ 모하메드 살라가 빠진 이집트도 비록 우루과이에 석패했지만 나름의 위력을 보여줬다. 28년 만에 본선에 진출한 이집트의 독기는 강했다. 명장 쿠페르 감독의 지휘 아래 이집트는 ‘선수비 후역습 전술’과 ‘강고한 수비 전략’을 펼쳤다. 중원 장악에 실패한 우루과이의 빈틈이 보이면 상대 진영으로 진격해 기회를 노렸다. 우루과이는 이집트에 발목이 잡혀 기동력도 느려졌고 패스 속도도 더뎠다. 이집트 중앙 미드필더 엘네니는 강력한 수비,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중원의 강자로 거듭났다.

우리나라라고 못할 게 아니다. 전통의 강호 호주도 프랑스의 과학적인 골 컨트롤에 후반 36분 결승골을 먹어 패배했고, 아프리카 맹주 모로코도 수세로 일관하던 이란의 ‘최후의 한 방’으로 퇴각했다. ‘속 시원한 반격’이 머지않았다.

승리는 중요하다. 그러나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경기력을 무력화시켜서는 안 된다. 비록 석패일지나 선전했던 페루와 이집트의 분발을 교본 삼아 최고의 명승부를 펼쳐주길 바란다. 맹장 호주와 모로코를 꺾은 이란과 프랑스의 결기를 이어받아 매서운 슛을 날려주길 바란다. 이 땅, 이 나라에서 월드컵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승리만큼 그들의 의지와 투혼을 염원할 것이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