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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파란색은 과거 보수의 상징...지금은 더불어민주당의 색깔

"빨간색 트라우마"에 빠진 자유한국당.... 땅을 치고 후회한다!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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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전신인 민주통합당, 자유한국당과 전신인 한나라당 로고.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색깔은 파란색이다. 새누리당을 이어받은 자유한국당의 당 색()은 빨간색이다. 6.13지방선거 당시 각종 인포그래픽이나 여론조사, 득표율을 보도할 때 파란색 일변도의 그래픽을 내보냈다. 민주당의 압승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자유한국당 후보가 승리한 대구경북만 빨간색으로 표시했다.
 
시청자들은 갸우뚱한다. 파란색은 과거 보수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빨간색 트라우마가 생겼다는 말을 한다. 빨강을 버리고 싶어도 이미 파랑을 민주당이 선점한 마당에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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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로 6.13 선거 결과를 알려주는 그래픽.
파란색을 버리고 빨간색을 택한 새누리당
파란색을 거져 주은 민주당
 
서구 정당사에서 파랑은 대부분 보수정당의 색깔이었다. 대의민주정치의 원조인 영국의 경우 파랑은 보수당의 상징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파란색을 정당의 상징색으로 정하기 이전에 파랑은 줄곧 민정당(1981년 창당), 민자당(1988), 신한국당(1996), 한나라당(1997)의 상징색이었다. 보수정당의 색이었다. 무려 31년간 보수당이 파랑을 선점했다.
그러나 2012년 대선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은 31년간 써온 파란색을 버리고 정반대편의 색상인 빨간색을 당 상징색으로 채택했다. 그 배경에는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실의 중앙선관위 디도스(DDoS) 공격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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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2000년대 정당 로고.

이 사건으로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하고 당 상징색을 보수정당의 금기색이나 다름없던 빨간색으로 바꾸는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빨간색은 젊은 세대의 열정을 대변하는 붉은 악마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대선 결과, 빨간색으로 변신한 새누리당이 승리했다.
물론 새누리당이 빨간색을 선택할 때 여러 논란이 있었다.
 
그동안 빨간색 하면 레드 콤플렉스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야당들은 괜한 오해를 받기 싫어 진보 이미지를 내세우면서도 빨간색을 주저했다. 예컨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한 평화민주당’(1987)은 노란색을 택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창당한 ‘열린우리당’(2003년) 역시 노란색을 정당 색으로 썼다.
이후에도 민주통합당은 노란색과 초록을 번갈아 썼고, 진보 좌파인 통합진보당은 보라색, 정의당은 노란색을 썼다.
 
그러나 대선 패배 후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버린 파란색을 주웠다. 기존의 당 상징색이던 노란색과 초록에서 파란색으로 당 색을 바꾸어 버린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좌파라는 시선을 새누리당이 버린 파란색으로 극복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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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와 2015년 이후 정당 로고.

빨간색의 정치학 : 위험한 빨간색과 신뢰감의 파란색
 
일반적으로 빨간색은 투쟁과 열정을 연상케 하는 색이다. 빨간색은 그래서 젊은 색, 노동자의 색을 떠올리게 한다.
1789년 프랑스 혁명에서 자코맹 당원들은 붉은 깃발을 치켜들고 자유를 외쳤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일어난 1848년 시민혁명 때도 노동자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이 나부꼈다. 영국 노동당은 1900년 출범하면서 그 빨강을 상징색으로 채택했다. 이때 보수당이 빨강에 맞서 내세운 색깔이 파랑이다.
빨강은 20세기 들어 러시아 혁명, 중국 공산혁명으로 이어지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공산국가인 북한이나 베트남, 미얀마의 국기도 붉은색이다.
 
빨간색은 생생함과 강렬함이 깃든 색깔이지만 가장 산화되기 쉬운 색이다. 오래된 책이나 사진을 꺼내보면 가장 먼저 색을 잃는 것이 빨강이다. 그것은 불과도 같아서 다른 어떤 색보다 빨리 소진된다. 또한 자연 속에서 나타나는 빨강은 너무 쉽게 사라진다.
이글거리며 빨갛게 타오르는 태양도 아침 저녁 잠깐만 빨강으로 있을 뿐이며 불 타 오르는 붉은 장미 역시 시들면 탁한 갈색으로 변해 버린다.
 
빨간색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적 영향을 보면, 1980년대 초반 파리와 파리 남쪽 교외에서 RER(고속 교외 철도) B선 새 객차를 타면, 빨간색 좌석과 파란색 좌석이 번갈아가며 있었다.
이 객차에 탄 승객들은 자신이 앉을 좌석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었는데, 빨간색 좌석에 앉으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빨간색이 반감과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색이었기 때문이었다. (빨간색은 위험과 금지를 상징하는 색이지만 동시에 축제와 사랑을 뜻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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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은 신뢰감을 주는 색이다. 텔레비전 8시 뉴스를 보면 앵커 뒤에 보이는 배경이 주로 파란색이다
반면 파란색은 신뢰감을 주는 색이다. 텔레비전 8시 뉴스를 보면 앵커 뒤에 보이는 배경이 주로 파란색이다. 방송사마다 비슷비슷한 파란색을 쓰는 이유는 무얼까. 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이고, 파란색은 신뢰감을 주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사실과 정보만을 전달해야 하는 뉴스의 속성을 파란색을 통해 시각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정계개편 후 정당의 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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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미술팀장을 지낸 이민형씨(인덕대 교수)가 쓴 《색의 정치 디자인》. 디자이너의 눈으로 본 '색의 정치 디자인'이란 관점을 담고 있다.
6.13지방선거에서 야당의 패배는 향후 정계개편을 예고한다. 이 경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빨간색을 고수할지가 관건이다.
원래의 색인 파란색으로 가고 싶지만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색에 독점권이 있을까.
현대 정치는 이미지 전쟁이다. 정치 디자인을 어떻게 세우고 계획하며 대응하는 자가 승리하는 시대다. 정치 디자인은 특정한 정치의 이데올로기적 전형에 물질적인 형태와 지향성을 부여한다. 향후 이뤄질 정계개편에서 야당은 어떤 색을 택할까 벌써부터 흥미롭다.
(이 글은 이민형씨의 《색의 정치 디자인》을 참고했음을 밝혀둔다.)

입력 : 2018.06.17

조회 : 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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