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참패의 충격을 맞은 자유한국당은 어떻게 될까. 한국당은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하고 당 쇄신방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다.
보수정당을 오래 겪어본 사람들 사이에선 "어차피 (한국당은) 정신 못 차릴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여러 번 위기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당의 전면적 쇄신보다는 기득권층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한 것이 전부라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도 한국당은 당 해체, 전원 탈당, 의원 전원 차기총선 불출마, 의원 전원 사퇴 등 극적인 방안은 내놓지 않고 조기전당대회와 차기 당권을 의논하고 있다.
김무성 전 당대표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한국당 초선의원들이 '중진급 불출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당신들도 다를 것 없다'는 싸늘한 시선만이 돌아오고 있다. 국민, 특히 보수 세력이 원하는 것은 그런 '쇄신'이 아니다.
<월간조선>은 여러 취재원을 동원해 '보수의 재건'을 진심으로 염원하는 사람들, 즉 전현직 의원과 정치평론가, 정치권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아이디어 수준의 이야기도, 허황된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참고해야 할 이야기들이다.
-정치평론가 A씨
"자유한국당은 정신차리지 못할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졌다지만 100석이 넘는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총선까지는 아직 2년 가까이 남았다. 의원들이 동요할 이유가 없다. 당분간 자기들끼리 전당대회 준비하고 당권경쟁 하느라 바쁠 거다. 그동안 민심은 완전히 등을 돌릴 것이다."
-전직의원 B씨
"수도권에서 자유한국당 탈당 러시가 일어날 것이다. 부산경남 지역도 마찬가지다. 지역정부를 완전히 장악당한 상태에서 각 지역 당협위원장들의 파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총선이 2년도 채 안 남았다. 현역 의원은 자기 지역구 관리가 무엇보다 최우선이다.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게 민주당이나 문재인이라면 그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정치평론가 C씨
"(보수정당이) 당 쇄신을 한두 번 해본 게 아니다. 다시 세우자고 하는데 문제는 그게 아니다. '리모델링'이 아닌 '재건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리모델링은 기본적인 뼈대 위에 건물을 다시 짓는 것이고, 재건축은 건물을 무너뜨리고 다시 짓는 것이다. 지금 한국당은 최대한 할 수 있는 게 리모델링이라고 보고 있는데, 그게 문제다. "
-현직의원 D씨
"대구경북 외의 (한국당) 의원들은 대부분 (당적에 대해) 동요하고 있을 것이다. 대구경북도 김부겸 사례를 볼 때 나름 눈치를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과 PK 강원 충청 지역 현역 의원들이 한국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있을까."
-원외 당협위원장 E씨
"조기전당대회건 당권주자건 아무 의미가 없다. 이 당이 그대로 갈 수는 없다. 그러나 어디로도 갈 길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