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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1. 국제

[장성민의 한반도와치] 트럼프의 '김정은 길들이기'

김정은, 정통성 다지는 계기 될 미북정상회담 포기 못해... 미국에 특사 파견하거나 폼페이오 국무장관 초청할 듯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평화 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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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전격적으로 미북정상회담 취소... 북한이 그동안 한미를 상대로 써먹었던 ‘예측불가능성’ ‘불확실성’ 전술을 그대로 북한에 사용

-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한 날 정상회담 취소... 김정은의 위신 땅에 떨어져

- 문재인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과 의심 극에 달한 느낌...미북간 중재자 역할에 한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기로 했던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의도가 담겨 있다. 하나는 ‘김정은 길들이기’이다. 다른 하나는 세계 이목을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장으로 집중시키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라는 충격 요법을 사용한 방식과 시점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 내용을 보면, 이번 회담 취소의 첫 번째 목적이 ‘김정은 길들이기’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취소한 방식을 보면 그동안 북한이 ‘한국 길들이기’를 위해 사용해 왔던 그 방식을 그대로 북한에 적용시키고 있다. 북한의 대남-대미정책의 기조는 크게 두 가지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예측 불가능성(unpredictability)과 불확실성(uncertainty)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은 항상 회담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대방이 자신들의 말과 행동을 전혀 예측하지 못하도록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최대한으로 키운다. 그 전형적인 방법이 바로 회담을 며칠 앞둔 상태에서 전격 취소해 버리는 깜짝쇼의 단행이다. 그래서 상대방을 당혹스럽고 충격적인 상황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이런 충격 요법을 통해 상대방이 회담 의제에 몰입할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럽게 만든 다음 슬며시 회담의 주도권을 거머쥔다. 만약 이런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경우, 그다음으로는 제2단계 충격 요법을 감행한다. 그것은 바로 회담 도중에 자신들의 이익에 맞지 않는 어떤 사항을 트집 잡아 갑자기 회담장을 박차고 나와 회담판을 완전히 뒤엎어 버리는 것이다. 그런 다음 일정한 휴회기간을 가지면서 상대방의 태도를 기민하게 관찰한다. 그래서 만일 상대방이 양보할 태도를 보이면 다시 회담에 임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회담을 장기화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돌입한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제3단계 충격 요법을 감행한다. 그것은 느닷없이 그동안 진행되어 왔던 모든 회담을 완전히 취소하고 돌연 귀국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허탈감에 빠져들도록 만든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향해 항상 이와 같이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을 높이는 대외전략을 구사해 왔다. 북한이 지난 16일 우리 정부에 ‘남북고위급회담’을 전격 취소 통보한 것도 그렇고, 지난 18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취재를 위해 대기 중이던 우리 측 기자단에 대해서만 입국을 일시적으로 거부한 행동도 바로 그런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래, 북한의 이런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에 기초한 대미정책이 전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김정은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훨씬 더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한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미북회담을 전격 취소한 충격 요법은 그동안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향해 재미를 봐왔던 그 방식 그대로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시킨 시점이 바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고 발표한 직후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이 받은 충격과 당혹스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에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향해 취해 왔던 예측 불가능하고 불확실성에 기초한 대외정책을 이번에 자신이 그대로 북한을 향해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북한의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실성에 기초한 ‘대미혼란정책’의 효력은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게 되었고,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혼란정책’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향해 취해 왔던 ‘회담장 박차고 나가기’ 전략 또한 이번에는 자신이 역으로 북한을 향해 사용할 수 있음을 수차례 공개적으로 언명해 왔다.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김정은이 비핵화에 대한 만족할 만한 답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은 언제든지 회담장을 박차고 나올 것이라는 발언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상 북한 외교의 전매특허나 다름없는 ‘회담장 박차고 나가기’ 전략을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역으로 북한을 향해 취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의 대미 외교전략이 트럼프를 만나서는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미북정상회담 취소로 북한은 낭패감에 빠졌다. 특히 김정은의 체면은 완전히 구겨졌다. 그 이유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을 위해서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이 쏟았던 노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될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김정은은 두 차례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초청해서 그를 환대했고, 그에게 미국인 인질 3명을 석방시켜 돌려보냈으며, 주한미군의 현재적 상황을 이해한다고까지 했다. 그리고 트럼프의 마음을 얻기 위해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폭파시켰다. 그런데 하필이면 김정은이 자신의 체제를 지키는 ‘보검(寶劍)’이라고 일컫는 핵시설을 폭파시킨 바로 그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해 버렸다. 김정은이 허를 찔린 것이다. 김정은의 체면이 땅바닥에 떨어졌고, 이로 인한 낭패감은 이루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김정은은 핵시설도 잃었고 미국의 관심도 잃었다. 이제 핵시설을 폭파시켜서 더 이상 핵실험을 할 수도 없게 되었다. 이런 김정은이 지금 북한 주민들과 관료들을 향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또 핵시설 파괴에 반대한 북한의 군부는 김정은 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할 것이며, 어떤 좌절감에 빠져 있을까?
여기서 북한은 비상한 조치를 단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 그동안 트럼프를 잘못 분석해 왔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책임자들을 문책하는 방향에서 이번 사태를 수습할 것이다. 김계관 외무성부상, 김영철 통전부장, 최선희 외무성부상 등에 대한 책임추궁과 처벌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지 그것이 궁금하다. 미북정상회담 파탄의 책임을 물어 공개처형을 하는 것으로 이 국면을 넘길 것인지, 아니면 이들의 능력이 아직은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활용할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북한의 트럼프 분석과 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이고, 북한의 기존 대미전략과 대응방식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낡은 방식이라는 것을 확인한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둘째, 북한이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비상조치는 급하게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다시 초청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특사를 미국에 급파시켜 자신들의 속내를 털어놓고 조속한 시일 안에 미북정상회담을 정상화시키려는 노력을 단행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서 북한은 틀림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굽힐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정상회담 취소 결정이 나온 지 불과 7시간여 만에 미북회담의 판을 깨는 데 빌미를 제공했던 당사자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발표문이 나왔다. 김계관은 ‘위임에 따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취소 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지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런 태도는 미국을 향해 최대한 자세를 낮춘 것이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북한에 보냈던 공개편지에 대한 답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편지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당신이 마음을 바꾼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써라”고 밝혔다. 북한은 전화를 하든지 편지를 쓰든지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적인 뜻인 담긴 ‘위임에 따른’ 담화문을 긴급 발표한 것이다. 북한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여실히 드러낸 부분이다.
이 국면을 피하기 위해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세 번째 비상조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역할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그리고 문 대통령 스스로 발 빠른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고 나서는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한미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의 정도로 볼 때, 문 대통령의 역할이 얼마나 빛을 보게 될지는 알 수 없다. 22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도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난 뒤 비핵화와 관련한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말한 뒤 “문 대통령은 다른 의견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김정은과 시 주석 간 만남에 대한 당신의 느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이에 문 대통령이 답변을 하는 과정에 문 대통령의 답변은 영어로 통역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통역을 듣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예전에 들어봤던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그의 발언을 무시해 버렸다. 이는 당신의 말은 안 들어도 되고 통역할 필요조차도 없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마디로 ”난 당신 말을 들을 필요도 없고 믿지도 않는다“는 메시지인 것이다.
문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과 의심이 극에 달한 느낌이다. 한미정상회담 시간 중에 34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회견에 소비됐고 배석자 없는 단독정상회담은 불과 21분 만에 끝났다는 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문재인 정부를 대표해서 협상을 총괄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미북정상회담 성사를 99.9% 확신한다는 발언을 하고 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한 지 채 하루도 안 돼서 미북정상회담이 취소됨으로써 문재인 정부 대미외교의 공신력은 땅바닥에 떨어졌다. 또한 김정은이 기대하는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커다란 난관에 봉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미북정상회담을 취소시킨 또 다른 배경에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장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전략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공은 북으로 넘어갔고, 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회담은 다시 재개될 것이다. 그러나 시점은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나 북한이 좀 더 허리를 굽혀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존심을 세워 준다면 미북정상회담은 곧 다시 재개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정상회담 전격 취소를 통해 북한이 알아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더 이상 기존의 낡은 대미정책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을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 똑같은 인물로 보지 말라는 점이다.
셋째, 비핵공갈쇼는 안 통한다는 사실이다.
넷째,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의 비핵화 정책은 첫째도 둘째도 힘을 통한 압박정책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다섯째,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통한 대미압박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섯째, 미북회담은 미국이 원해서 하기보다는 북한이 원해서 추진된 회담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별로 아쉬울 게 없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지금 내 바짓가랑이를 잡고 매달리든지 아니면 화염과 분노를 초래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서 미북정상회담의 운명이 달려 있다. 김정은이 하기에 따라서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있을 것이다.
김정은으로서는 이번 미북정상회담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이어질 자신의 정권의 정통성 기반을 다지는 호기 중의 호기임에 분명하다. 그것은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도 하지 못한 자신만의 업적이 될 것이기 때문에 김정은은 이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좌초위기에 빠진 미북정상회담을 다시 본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김정은이 특사를 보내서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의 취소에 대해 사과하는 친서를 전달하거나,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서 사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두 가지 방식 중의 하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제 모든 공은 김정은에게로 넘어갔다. 그리고 김정은의 미국을 향한 비핵공갈쇼는 중대 기로에 들어섰다. ‘트럼프의 김정은 길들이기’가 성공해서 더 이상 북한이 비핵공갈쇼를 하지 않는 가운데 미북정상회담이 다시 열리고 CVID에 기초한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지는 전기가 마련되어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지평이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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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민>
 
16대 국회의원(통일외교통상위원),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최근 저서로는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기로에 선 한반도 운명과 미중패권 충돌> <전쟁과 평화: 김정일 이후 북한은 어디로 가는가> 등 다수가 있다.

입력 : 2018.05.25

조회 : 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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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년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 등이 있습니다. 이 코너를 통해 제가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서 세상과 역사에 대한 생각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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