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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화

인도네시아에는 우산장수, 지하철, 이름에 성(姓)이 없다!

1년의 절반을 여행하는 사진가 김무환씨의 신간 《발리보다 인도네시아》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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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바, 까와 이젠 유황광산 노동자.

많은 사람이 인도네시아를 찾는다. 그러나 불타는 땅, 꿈꾸는 섬 인도네시아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저 신혼여행지 발리만 떠올릴 뿐이다.
사진가 김무환씨가 최근 펴낸 발리보다 인도네시아(휴엔스토리 간)는 우리가 모르는 더 많은 인도네시아를 담고 있다.
 
인도네시아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휴양 관광, 원시 야생, 이슬람, 신화와 축제, 화산과 쓰나미? 평소 이 나라에 관심을 가진 이라면 발리 무용, 자바 커피, 코모도 왕도마뱀, 열대과일 두리안, 화산에서 치솟는 연기, 하늘에서 내려다본 정글, 수상 가옥에 거주하는 원주민, 한글을 배워 자기네 말을 적는다는 찌아찌아족 등이 연상된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호주, 일본에 이어 여섯 번째로 많은 한국 여행객이 인도네시아에 들르고 있으나 즐겨 찾는 관광지는 발리, 길리, 자카르타, 족자카르타, 바땀 등 몇 곳에서 한정된 게 현실이다. 우리는 인도네시아에 대해 인도네시아인의 삶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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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 웨에꾸리 호수

인도네시아는 많은 것이 많은 나라다. 가장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 화산이 가장 많은 나라, 가장 많은 무슬림을 거느리고 있으나 다른 종교를 인정하는 나라, 세계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 26000만의 인구, 17500개 넘는 섬, 500여 화산, 350여 종족과 600여 언어. ‘다양성 속에 하나 됨을 지향하는 다민족 다문화 국가, 자원 부국이면서 자원 수입국, 새롭게 떠오르는 아시아 경제 대국, 또한 모순과 혼돈 속에 공존을 추구하는 곳이다. 오랜 억압에서 벗어나 민주화 과정을 밟고 있다. 급속한 자본주의화와 도시화를 겪으면서 지역마다 고유한 문화가 살아 있다. 첨단을 달리는 미래와 선사시대에 머문 과거가 혼재한다. 마천루가 하늘을 가리고 매일 교통지옥을 빚는 거대 도시가 있는가 하면, 인간 사냥꾼의 후예들이 사는 초가집, 마당이 고인돌 묘지인 마을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필자는 20143~5월에 자바, 술라웨시, 수마트라를, 20159~10월에는 발리, 롬복, 숨바와, 플로레스, 뗴르나떼, 깔리만딴을, 그리고 201611~12월에 자바, 숨바, 서티모르를 여행했다. 지방마다 이름을 달리하는 미니버스, 오젝이라고 불리는 오토바이 택시, 물길을 오르내리는 모터보트와 가투를 주로 이용했고, 때로는 야간열차나 섬을 잇는 페리를 타기도 했다. 저가 국내선 비행기에 오른 것만도 경유를 포함해 열일곱 차례에 달했다. 모두 합쳐 100곳 가까이 머물렀다. 그가 경험한 인도네시아는 이랬다.
 
인도네시아 속에 유럽이 들어간다?
인도네시아에는 사방에서 머라우께까지라는 말이 있다. 웨 섬이라고도 불리는 사방 섬은 수마트라 북서쪽 끝이고 머라우께는 빠뿌아(이리안자야) 동남쪽 끝이니, 이것은 인도네시아 전 국토를 아우르는 표현인 셈이다. 사방에서 머라우께까지는 직선거리로 5200km에 달하며, 인천에서 자카르타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는 거리와 거의 맞먹는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 인구 대국이며 국토 면적으로는 열다섯 번째다. 주변 해양을 포함하면 그 안에 유럽이 통째로 들어갈 정도로 넓은 나라가 인도네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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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이름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라는 말은 그리스어로 인도를 가리키는 인도스(indos)와 섬을 뜻하는 네소스(nesos)에서 따왔다. 19세기 중엽에 한 영국인 언어학자가 이렇게 이름 붙였다. 한 국가 명패치고는 내력이 평범하다. 유럽인 눈에는 중국과 인도가 아시아의 전부로 여겨지던 시절이었으니 이 일대를 식민 지배하던 영국이나 네덜란드 입장에서 말레이 인도네시아 제도는 단지 인도의 일부 또는 인도의 동쪽에 자리한 여러 섬에 지나지 않았을 터이다.
현지인들이 쓰는 누산따라(nusantara)라는 말 역시 많은 섬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인도네시아는 18000여 개 적게는 13000여 개 섬이 분포한다고 알려졌으나 그 숫자는 섬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정의하느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조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까닭에 정확한 개수는 아무도 모른다.
 
우산 장수가 없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지하도 입구나 길거리에 우산을 내놓고 파는 상인이 등장하는 건 한국에서 자연스런 풍경이다. 그러면 연중 강수량이 풍부하고 우기에는 하루에도 수차례 비가 내리다 그치길 되풀이하는 인도네시아는 어떨까. 우산 받쳐주고 돈 받는 우산돌이 오젝 빠융은 있지만 비가 내린다고 해서 우산을 내놓고 파는 장사꾼은 보기 어렵다. 비가 내리면 그대로 비 맞으며 제 갈 길을 갈 뿐이다. 인도네시아 여행의 필수품은 우산이 아니라 차라리 갑작스러운 정전에 대비할 손전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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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이 없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는 버스전용 도로인 버스웨이’, 이 정해진 버스길을 지하철인 양 질주하는 시내버스 트랜스자카르타’, 아무 데서나 태우고 내려달라면 내려주는 작은 버스 메트로 미니’, 자카르타와 보고르를 잇는 통근용 전철 등은 있으나, 지하철은 아직 없다. 자카르타의 교통지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지하철 공사가 진행 중이긴 하다.
 
인도네시아인에게는 성()이 없다
다수 인구를 차지하는 자바 사람들이 특히 그렇다. 자식은 아버지에게 성을 물려받지 않는다. 최근에는 아버지 이름을 성처럼 뒤에 붙여 쓰는 경우도 생기고 있으나 그것도 실상 성은 아니다. 두 낱말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둘 다 이름일 뿐이다. 예를 들어 7선 대통령을 지내며 장기 집권했던 수하르토의 전체 이름은 하지 모함마드 수하르토이지만 여기서 수하르토는 이름이며 성은 아니다. ‘하지(haji)’는 메카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는 표시이고 모함마드는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에서 가져온 흔한 이름이다. 한편 수마트라의 바딱족이나 미낭까바우족 등은 부족을 상징하는 성을 붙인다.
 
비공식 교통경찰 빡 오가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 진입하거나 유턴을 시도하는 차량 따위를 상대로 수신호를 보내 교통 법규와 상관없이 원활한흐름을 유도하고 지폐 한 장을 받는다. 빡 오가(pak ogah, 직역하면 막대기를 흔드는 아저씨) 또는 뽈리시 쯔빽(polisi cepek, 100루삐아 경찰)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이들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경우도 있다. 중앙선에 돌덩이를 놓아두거나 폐타이어 조각이나 나뭇가지를 이용해 일종의 과속방지턱을 멋대로 설치해 놓고 지나가는 차에다 대고 통행세 조로 돈을 달라고 봉지를 내민다. 산사태가 나서 흘러내린 흙더미를 치운다는 핑계로 혹은 도로가 유실되거나 팬 자리에서 손짓 몇 번 하고서는 지나가는 운전자에게 대가를 요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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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트라 브라스따기 과일시장.
 
종교의 자유는 있어도 종교를 갖지 않을 자유는 없어
인도네시아 신분증에는 종교를 표시하는 칸이 따로 있다. 의무적으로 이슬람교, 힌두교, 개신교, 가톨릭, 불교, 유교 중 하나를 자신의 종교로 선택해야 한다. 일부 소수민족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조상신 숭배나 정령신앙 같은 원시종교는 여기서 제외됐다. 종교로 보기 어려운 유교는 중국계를 고려하여 2006년에 추가했다. 이런 법이 시행되는 바람에 종교가 없던 사람들마저 하나를 골라야 했고 그러다 보니 다수 종교인 이슬람을 택한 이들이 많았다. 또한 수하르토 정권하에 공산주의자와 중국계에 대한 탄압이 가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종교를 선택한 경우도 있었다. 종교가 없는 사람은 공산주의자로 몰렸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 인도네시아 국민 87%가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 10%가 기독교인, 2%가 힌두교인, 나머지는 1%. 인도네시아에는 종교가 없는 사람이 없는 셈이다. 종교 선택은 자유가 아니라 의무다.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은 영혼이 흐릿한 자로 여겨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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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남자는 송꼭, 여자는 뚜둥
머리에 쓴 모자나 스카프, 옷차림만 보고도 인도네시아 사람이라는 걸 알아챌 수 있다.
-송꼭(songkok) : 챙이 없는 둥근 벨벳 모자. 역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을 보면 다들 검은색 송꼭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바에서는 꼬삐아라 부르기도 한다.
-뚜둥(tudung), 끄루둥(kerudung) : 무슬림 여성이 머리카락과 가슴 부분을 가리는 데 쓰는 스파크. 히잡의 한 형태다.
-무꺼나(mukena) : 허리와 엉덩이 아래까지 덮는 망토 달린 옷. 차도르와 유사하다. 검은색 위주인 차도르보다는 훨씬 화려하다.
-질밥(jilbab) : 인도네시아식 히잡 종류를 통칭하는 말이다.
-사룽(sarung) : 허리 아래로 치마처럼 두르는 넓고 긴 천. 대개 바픽(batik) 방식으로 염색한 천을 사용한다. 남자들은 격자무늬, 여자들은 꽃문양이 들어간 사룽을 주로 입는다.
-끄바야(kebaya) : 속이 살짝 비치는 얇은 원단에 화려한 색과 문양으로 장식한 블라우스나 드레스.

입력 : 2018.05.22

조회 :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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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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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df (2018-05-24)   

    앞으로 인도네시아라고 하면 이름에 성이 없는 나라를 먼저 떠올릴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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