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철새가 날아든다" : 월간조선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구 여권에서 당적을 변경한 '철새'들을 대거 공천할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에 대한 지지도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지역에서 경력을 쌓아온 보수 성향 유력 후보들이 여당 후보로 출마하기 위해 입당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꾸준히 선거를 준비해 왔던 기존 여당 인사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한편 "과거 행적과 상관없이 당선 가능성만 보고 입당시키는 것은 당 정체성을 흔드는 일"이라는 당원들의 우려도 일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후보 상당수가 단수공천으로 공천이 확정된 가운데 이들 중 보수 정당 소속이었다가 불과 수개월 사이 당적을 바꾼 인물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삼척시장 후보로 단수공천을 받은 김양호 삼척시장은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을 거쳐 2014년 무소속 삼척시장으로 당선된 인물이다. 김 시장은 지난 3월말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김 시장은 "원전 백지화를 주민들에게 약속한 만큼 정책에 따라 민주당에 입당한 것"이라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허기도 산청군수는 지난 2월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고, 지난 4월 2일 민주당 산청군수 후보로 낙점됐다. 허 군수는 "더 큰일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2014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던 권민호 거제시장은 작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고, 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에 도전했다가 김경수 의원 공천이 확실시되자 김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물러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서울 서초구청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진익철 전 서초구청장도 2010년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던 인물이다. 진 예비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하려 했으나 조은희 현 청장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낙선했다. 민주당 서초구청장 후보에 3명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 예비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고교 동창이라는 점을 과시하며 후보 경선을 준비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목포시장 후보 공천이 유력시되는 배용태 전 전남부지사는 작년 대선 당시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철수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전력이 있다. 배 전 부지사는 지난 3월 민주당에 복당해 공천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내 반발에 부딪힌 상태다.

광역,기초의원의 경우 여당 소속으로 출마하기 위해 당적을 바꾸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최청환 화성시의원 후보는 4년 전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같은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들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지역에서 보수 정권 소속으로 활동해 온 인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새누리당 몰락 이후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기다렸다는 듯 민주당에 입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중당은 논평을 통해 "지금 곳곳에서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정치했던 인물들이 민주당에 들어가려고 기웃거리고 그중 많은 인물이 민주당에 입당했다"며 "민주당은 적폐철새의 도래지가 되려고 하는가"라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도 "당선가능성만 보고 기준 없이 입당을 받아들인다는 우려가 당내에서 일고 있다"며 "성실하게 지역에서 선거를 준비해 온 예비후보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