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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반도 격동의 시대에 “은하식당서 만두에 소주 한 잔 하는 팔자가 제일 좋지”라는 軍人이 없기를...

베게티우스 金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

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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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리설주가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본 뒤 남측 예술단 출연자들과 기념촬영했다고 로동신문이 2일 보도했다. 사진=로동신문
      
  
남북정상(頂上)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청와대를 비롯한 통일부, 국방부 등 관련 부처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남북은 5일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의전·경호·보도 실무회담을 갖는다. 당초 4일 열리기로 했던 이번 회담은 북측의 제안에 따라 하루 연기됐다. 통신 관련 실무회담은 7일 열릴 예정이다.
         
남북 ‘해빙’ 무드 속에 한 가지 걸리는 대목이 있다. ‘대화’ ‘평화’를 강조하는 이른바 ‘진보’ 성향의 청와대나 ‘통일 관련 제반사항’을 주업(主業)으로 하는 통일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국방부는 전혀 다른 차원, 다른 각도에서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과연 국방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걸까.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은 바로 ‘전쟁’이다. 로마의 세계 정복 성공에는 세계 최강 '로마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는 ‘국방저널’ 4월호를 통해 이렇게 썼다.
   
“동양에 손자(孫子)가 있었다면, 서양에는 베게티우스가 있다. 그가 4세기 말 집필한 ‘군사학논고’는 클라우제비츠나 조미니(Jomini)의 저술이 나오기 전까지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병법서였다. 중세 군왕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폴레옹 시기의 장군들이 끼고 다녔다고 한다. (중략) 로마가 멸망한 것도 경제나 학문에서 뒤졌기 때문이 아니다. 야만적인 게르만족의 침략을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로마군단의 붕괴가 그 원인인 셈이다.”
        
최 교수는 적의 침략에 앞서 내부 분열·붕괴가 쇠락(멸망)의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군사전략가 베게티우스는 “궁극적인 승리를 가져오는 것은 지속적인 군사훈련에 기반한 군기(軍紀)와 전쟁기술에 있다”고 했다. 신병훈련에서부터 군단 편성과 병사 훈련, 기동과 전투대형, 그리고 봉쇄와 해전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훈련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게티우스는 “군인의 용기는 직업에 대한 전문지식에 의해 고양된다”고 봤다. 군기가 빠진 군대는 제대로 싸울 수 없고 군기 약한 다수의 군인은 살육 현장에 끌려다니는 집단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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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에서 현송월(오른쪽) 삼지연관현악단장, 도종환 문체부 장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참석자들은 '다시 만납시다'를 같이 불렀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북한 정찰총국장은 김영철이었다. 그의 휘하에 있던 잠수정이 아군(我軍) 천안함을 공격했다. 그런 전력(前歷)을 가진 김영철이 엊그제 평양 공연차 방북한 우리 측 예술단 일행과 악수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세상이 바뀌다 보니 어제의 적(敵)이 오늘의 ‘파트너’가 된 것이다.
   
김영철은 우리 취재진에게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 저 김영철”이라며 사실상 대한민국을 ‘우롱(愚弄)’하는 발언을 했다. 상대가 “천안함 폭침은 남한의 조작극”이라며 모욕을 줘도 우리 국방부는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다. 어렵게 조성된 남북 화해무드와 조만간 열릴 남북정상회담을 깨는 듯한 말을 했다가는 시쳇말로 ‘모가지’가 날아갈 판이다.
                      
더군다나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국방개혁안에는 436명에 달하는 국군(육해공군·해병대) 장군(將軍) 규모를 4년 이내에 100여 명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역 장군이든 장군을 노리는 영관급 장교든, 진정한 평화를 위한 ‘용기 있는’ 발언을 했다가는 남북화해 분위기에 반(反)하는 ‘적폐 세력’으로 낙인찍힐 것이다.
          
최근 상황을 보며 기자는 1979년 12·12사건 당시 영관급 장교로 보이는 두 사람이 군(軍) 상층부의 인사태풍을 화제(話題)로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대화록은 월간조선이 1995년 9월호를 통해 특종 보도한 ‘보안사의 비밀녹음 테이프-12·12사건이 녹음되었다’에 들어 있다. 해당 내용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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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사의 비밀녹음 테이프-12·12사건이 녹음되었다’를 특종 보도한 월간조선 1995년 9월호 표지.
-정보부는 지금 차규헌씨 얘기가 있어요.
=응.
-우리 여기는?
=유학성씨가 물망에 오른다는 얘기가 있는데.
-아직 결정 안 됐다면서...
=1군에는 황영시.
(중략)
-우리 박(朴)형 어디 한 자리 없는가.
=이번에 바로 장군으로 해 가지고 어디 한 자리 얻을까 싶은데 사양을 하고 있습니다.
-장군은 그만두고 그 옆자리나 옆방이나 밀지 뭐.
=요샌 월급 타 먹고 애들하고 편히 사는 게 좋지. 감투 많이 써봐야 만날 청결이나 하고 말이지.
-하하하 참...
=그저 편하게...
-은하식당에서 만두에다 소주 한 잔 하는 팔자가 제일 좋지... 대략 그런 상황이에요.
=변동이 있으면 좀 알려줘요. 요즘 말이야 귀가 멀어서.
-알았습니다.
=OK, 고맙습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1979년 10월 26일에 이어 가장 길었던 날로 기록된 그해 12월 12일. 한쪽에서는 12·12사태를 전광석화로 끌어갔고, 육군본부를 중심으로 한 다른 한 쪽에서는 이를 막아보려 했다. 그러나 신군부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런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은하식당에서 만두에 소주 한 잔 하는 팔자가 제일 좋지”라며 남의 얘기인 양 양지(陽地)만 좇던 군인들이 있었다.
                
베게티우스가 쓴 ‘군사학논고’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평화를 원하는 자는 전쟁을 준비해야 한다. 승리를 원하는 자는 군인들을 훈련시키는 노고를 아껴서는 안 된다. 성공을 희망하는 자는 원칙으로 싸워야 하고 행운만 바로 보고 싸워서는 안 된다. 감히 전투력이 우세한 강국을 침범하거나 모욕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군은 과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들을 평양에 불러 ‘신청곡’을 부르게 하고 악수에 기념사진까지 찍는 북한 김정은을 보면서 ‘그가 대한민국을 깔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은 과연 기우(杞憂)일까.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변화의 물결이 밀려오는 이 시대에 “은하식당에서 만두에 소주 한 잔 하는 팔자가 제일 좋지”라고 생각하는 군인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18.04.05

조회 : 3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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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백승구입니다

eaglebsk@chosun.com
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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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8-04-06)   

    그러고싶음 정은이만 심장마비로 가면됬지!!!! 뭘더 바라냐

  • 박혜연 (2018-04-05)   

    전쟁나면 여자와 아이들은 다 죽으라고 이 멍충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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