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조선DB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다양한 신조어들이 인기다. 간단한 줄임말부터 한국어·외래어 합성, 자음·모음 해체, 단어 조합의 기본 문법까지 뒤바꿔놓는다. 그들은 신조어를 활용해 위트 있는 대화, 언어유희를 즐긴다. 예전부터 온라인상에서는 '하이루' '방가방가' 같은 통신용어들이 널리 쓰였다. 그러나 근래처럼 각종 신조어들이 실시간으로 생성되고 전파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 같은 현상의 기저에는 '급식체' 또는 '야민정음'이라 불리는 10대들의 신조어 문화가 있다. '급식체'란 급식을 먹는 세대인 10대들이 자주 사용하는 문체를 뜻하는 은어다. 전라도 사투리에서 유래한 '오지다'(대단하다, 엄청나다)와, 볼일을 볼 정도로 깜짝 놀랄 때 쓰는 '지리다'(대단하다, 엄청나다)가 대표적이다. 다소 말초적이면서도 표현상 강렬한 느낌을 준다.
'야민정음'은 인터넷 커뮤니티 '야구 갤러리'와 '훈민정음'이 합쳐진 용어다. 과거 '야구 갤러리'에서 기존 어휘를 재구성하던 문화가 유행이 됐다. 마치 수수께끼를 내듯 자음과 모음을 자유분방하게 조합한다. 강아지의 별칭인 멍멍이를 '댕댕이'로, 귀엽다를 '커엽다'로 부르는 게 대표적이다. 실제 글자를 시각적으로 비슷하게 보이는 글자로 바꿔서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나친 문법 파괴라고 우려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자주 쓰이는 10대들의 신조어들을 모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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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및 동영상 캡처 사진=조선DB |
1. 곡롬 - '눈물'을 뒤집어 쓸 때의 모양
2. 판팡핑소 - '관광명소'와 비슷하게 보이는 모양
3. 논어논곰 - '국어국문'을 뒤집어 쓸 때의 모양
4. 롬곡옾눞 - '폭풍눈물'을 뒤집어 쓸 때의 모양
5. 덕페이스 - '셀카'를 찍을 때 오리처럼 입술 내미는 표정
6. 갑분싸 -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의 줄임말
7. TMI - 'Too Much Information'의 줄임말, 정보 과잉
8. 엄근진 - '엄숙' '근엄' '진지'의 줄임말
9. 법블레스유(法+Bless+You) - '법이 아니었으면 넌 이미 죽었다'
10. 띵작, 띵언 - '명작, 명언'과 비슷하게 보이는 모양
11. 팬아저 - '팬이 아니어도 저장'의 줄임말
12. 상타취 - 매우 높은 수준
13. 이생망 - '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
14. 괄도 네넴띤 - '팔도 비빔면'과 비슷하게 보이는 모양
15. 좋못사 - '좋다 못해 사랑한다'의 줄임말
16. 갈비 - '갈수록 비호감'의 줄임말
17. 와우내 - 감탄사 'WOW'에서 파생된 말로 놀란 감정을 귀엽게 표현
18. 렬루 - '정말로'를 뜻하는 '리얼로'의 줄임말
19. 좋페 - '좋아요'를 누르면 '페메'(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뜻
20. 대유잼(大+有+재미) - 매우 재미있다는 뜻
21. 톤어그로 - 얼굴 톤에 맞지 않는 화장품을 써서 어색하다는 뜻
22. 가심비 -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중시한다는 뜻
23. 혼코 - 혼자 코인 노래방을 간다는 뜻
24. 혼바비언 - 혼자 밥을 먹는 사람
25. 싫존주의 - 싫어하는 취향도 당당하게 밝히는 태도
26. 낄낄빠빠(낄끼빠빠) -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져라'는 뜻
27. 존버 - '버티기'에 비속어 '존나'를 붙인 말. 매입한 가상화폐 시세가 폭락했을 때 가격을 회복할 때까지 팔지 않고 '버틴다'는 뜻. 일전에 이외수 작가도 인생론을 이야기할 때 '존버'라는 말을 쓰기도 했다.
28. 애빼시 - '애교 빼면 시체'의 줄임말
29. 사바사 - '사람 By 사람'의 줄임말. 사람마다 경우가 다르다는 뜻
30. 복세편살 -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의 줄임말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