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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21일 발표한 대통령 개헌안에 토지공개념을 명확하게 규정한다고 밝힌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도록 하는 토지공개념의 내용을 명시한다"고 밝혔다.
토지공개념이란 미국 경제학자 헨리 조지가 19세기에 주창한 개념이다. 인간의 토지 소유가 절대적이라는 사상에 반대하는 개념이다. 토지의 소유와 처분은 공익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개인의 소유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토지의 경우 공공재 성격이 있기 때문에 헌법 제122조는 '국가는 토지소유권에 대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 23조 2항에도 '재산권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민법 제2조에서도 '개인의 소유권리라도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명시돼 있고, 같은 법 제212조에서도 '개인의 소유권이라도 정당한 이익이 있는 범위 내에서만 행사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넓게 보면 공익을 위해 개인의 재산권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토지공개념이 도입된 경우는 1989년 노태우 정부 시절이다. 당시 정기 국회에서 택지 소유 상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 등에 관한 법률, 즉 '토지공개념 3법'이 제정됐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사유재산권과 상충된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택지소유상한제, 토지초과이득세법을 위헌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토지공개념 의미가 구체화된 대통령 개헌안이 적용될 경우, 추후 부동산 규제나 세금 부과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토지개발 이익환수제' '부동산 소득 과세'가 강화될 전망이다. 최근 강남 재건축 열풍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야당 "자유시장경제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
토지공개념이 명시화된 대통령 개헌안에 여야 입장은 온도차를 보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오늘(21일) 발표된 내용(토지공개념 개헌안)은 자유시장경제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실현 가능성도 없는 관제개헌안을 쪼개기로 발표하면서 국정컨트롤타워가 아닌 선거 기획사로 전락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같은 날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도 "토지공개념, 경제 민주화 같은 개념이 얼마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개념인지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잘 안다"며 "이런 논쟁적 사안에 아예 내 생각은 이러니 따라 와라는 식으로 대못을 박고 있다"고 질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야당의 토지공개념 개헌안 반발에 "사회주의도 시장경제 포기 선언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땅값과 집값 상승의 혜택이 일부에만 돌아가고 국민의 주거 여건이 악화되는 불공정한 현실을 개선하고 불평등·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89년 토지공개념 3법을 도입했지만 위헌 논란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며 "자유한국당은 토지공개념을 제도화한 노태우 정권도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생각하는지 답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입장은 어떨까.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토지공개념 개헌안과 관련 "이론적으로는 '토지공개념' (실시) 해서 모두가 행복하게 살면 좋겠지만 현실에서는 작동이 하지 않더라는 것"이라며 "서구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붕괴된 걸 보면 알 수 있지 않나"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심 교수는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명시한 선진국은 "없다"며 "서구 선진국을 보면 수백 년 동안 이런 국가적 개입을 막기 위해 재산권을 확립한 역사가 있다. 국가의 개입 등 제한에 대해서는 아주 엄격하다"고 말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