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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김영빈(63)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이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부천 원미경찰서는 21일 김 감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013년 10월 부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사무실에서 전 영화제 여성 프로그래머 A씨(39)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해 11월 조직위 워크숍에서 30대 여직원 B씨의 점퍼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깍지를 낀 혐의도 받고 있다. 2013년 6월 친고죄가 폐지된 이후 같은 해 10월, 11월에 일어난 사건이므로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받을 수 있다.
과거 김 감독에게 추행당한 A씨는 최근 미투 운동이 확산되자 언론을 통해 피해 사실을 알린 바 있다. A씨는 "(당시) 김 감독이 '청바지가 예쁘다'며 사무실에서 엉덩이를 만졌다"고 폭로했다. 이에 경찰은 수사에 착수, 피해자 A씨를 먼저 조사한 뒤 김 감독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당시 혁대 부분을 손으로 '툭' 친 정도였다"며 "그런 의도는 없었지만, 기분이 나빴다고 하니 당시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앞서 부천국제판티스틱영화제 측은 A씨의 폭로가 보도되자 지난 5일 공식입장문에서 "위계의 상부에 있는 전(前) 고위간부에 의해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적으로 폭로에 나서게 된 A 전 프로그래머의 용기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또 그간의 고통과 피해에 대해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음에 죄송한 마음을 보낸다"고 덧붙였다.
영화 '불새'의 감독
김 감독은 1955년 태어나 1980년대 영화 '씨받이' '아다다' '연산일기' '장군의 아들'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에서 조연출과 연출부로 일했다. 1992년 영화 '김의 전쟁' 각본과 감독을 맡으면서 본격 데뷔해 '비상구가 없다' '테러리스트' '불새' '나에게 오라' '도시의 풍년' 등을 연출했다. 제14회(2010년), 15회(2011년), 16회(2012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학계에도 몸을 담았다. 1986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를 시작으로 고려대 대학원 문창과 강사, 호남대 겸임교수, 서울종합예술학교 교수, 고려대 대학원 문창과 강사를 거쳐 2008년부터 인하대 예술체육학부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2년 제13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받았고 같은 해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시나리오상, 신인감독상 등을 수상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