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자살 원흉'으로 지목됐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 친구의 몰락 : 월간조선

중소기업중앙회가 대주주로 있는 홈쇼핑업체인 '홈앤쇼핑' 강남훈 대표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물러나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다. 특히 강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담당자로 노 전 대통령을 자살로 몰고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인규 전 중앙수사부장의 친구였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현 정권 관계자들이 강 대표를 '찍어내기'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남훈 대표는 이인규 전 중수부장과 경동고 동기동창이며, 강 대표가 이 전 부장의 인척을 특혜 입사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야당 한 관계자는 "친노 계열이 이인규 전 부장을 '노 전 대통령의 원수'로 여기고 있다고 들었다"며 "강남훈 대표 사건도 표적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홈앤쇼핑 이사진은 21일 강남훈 대표의 해임 여부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열었는데, 강 대표는 이사회에 출석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는 곧바로 수리됐다. 강 대표의 임기는 2020년 5월까지였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이사회에는 재적인원 8명 중 이미 사임계를 제출한 사외이사 한 명을 제외한 7명이 참석했다.
이사회 시작에 앞서 강남훈 홈앤쇼핑 대표는 주주들과 이사들 간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부담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스스로 대표이사 및 이사 사임계를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홈앤쇼핑 이사회는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권재익 이사(㈜지오크린텍 대표이사)를 대표이사 직무대행자로 결의하고, 이사추천위원회를 구성해서 1개월 이내에 대표이사 공모 및 선임절차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이번 이사회는 강 대표의 지분 헐값 매각과 배임 의혹, 부정채용 혐의에 따른 것이지만, 해임을 위한 이사회 소집이 중기부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관치 논란’이 일고 있다.

강 대표와 홈앤쇼핑 측은 이번 이사회 소집 절차가 잘못됐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이사회 소집 통지서에 이사의 서명 날인이 누락된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홈앤쇼핑 측은 이사진에 이사회 소집이 법률적으로 무효하다고 회신했다.
현재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중앙회(32.93%), 농협경제지주(15.0%), 중소기업은행(15.0%), 중소기업유통센터(15.0%) 등으로 구성됐다. 중기유통센터와 기업은행은 공공기관이지만 이들의 보유지분이 30%에 불과해 홈앤쇼핑은 공공기관 지정요건에 미달하는 민간기업이다.

MB정권 당시 대검찰청 중수부장 출신인 이인규 변호사는 홈앤쇼핑 강 대표와 서울 경동고등학교 동창이며 중소기업중앙회 자문위원, 홈앤쇼핑 사외이사, 중소기업연구원에서 지난 6년간 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 5일자로 한국TV홈쇼핑협회장으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회장으로 취임해 홈쇼핑업계가 뒤숭숭한 가운데 홈앤쇼핑 대표이사 해임 논란과 현재 공석인 공영홈쇼핑 대표 낙하산 논란 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홈쇼핑업계에서는 “정권교체 이후 정치권의 간섭이 지나치게 심해지고 있다”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새 정부 들어 중소기업청의 승격으로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 돕기에 나서기보다는 간섭만 심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