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송파구의 야경. 사진=조선DB
주점, PC방, 노래방, 편의점 등으로 대표되던 한국인들의 '심야영업 상권'이 줄어들고 있다. 24시간씩 영업하던 매장은 줄고 최저임금 상승으로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실정이다. 밤샘 놀이 문화나 부서 회식 관습이 정착된 한국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다.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워라밸' 문화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좋은 직장의 조건으로 중요시되는 가치다. 요즘 직장인들은 늦게까지 먹고 마시는 회식을 꺼리고 일찍 퇴근해 가족들과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미투 운동' 여파로 단체회식은 더욱 줄어든 추세다.
둘째는 최저임금 인상이다. 야간매장은 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많이 운영하고 있다. 영업시간을 밤늦게까지 늘릴수록 손해를 보는 형편이다. 인건비 부담으로 타산이 맞지 않으니 인력과 영업시간 모두를 줄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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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시간 때의 포장마차 풍경. 사진=조선DB |
게다가 오는 7월부터는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되기 때문에 야간근로 자체가 여의치 않다. 실제 편의점을 창업하는 사람들 중에선 '24시간 영업은 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넣어 가맹 계약을 맺는 사람들이 많다. '이마트24 편의점'에 따르면 신규 가맹점 중 24시간 운영점 비율은 작년 8월 28.7%에서 지난 2월에는 8.9%로 줄었다.
'불야성의 대명사' 패스트푸드점도 24시간 운영 방식을 철회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3개월간 10개 매장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다. 버거킹은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전남대후문점, 충무로역점, 낙성대점, 종로구청점에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다. 롯데리아도 남양주 호평점, 평택 안중점 등에서 24시간 영업을 안 하고 있다.
특히 편의점주들이 휴식을 위해 심야영업을 중단하기도 한다. 서울시가 지난달 13일 발표한 '근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365일 24시간 점포를 운영하는 편의점주는 일주일에 65.7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자영업자들에 비해 주당 평균 17.4시간 더 근무하는 셈이다. 현재 심야영업을 하는 업주 93.1% 중 앞으로 심야영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한 경우가 62%로 반이 넘었다.
명절만큼은 쉬고 싶다는 말들도 있었다. 해당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6.9%가 명절 당일 '자율영업'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시민들도 화답했다. 서울시가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작년 11~12월 편의점 자율휴무에 대한 온라인 조사를 한 결과, 명절 자율휴무에 대한 찬성은 65.3%였다. 심야시간 자율휴무에 있어서도 71.4%가 동의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