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월간조선 뉴스룸(월간조선의 인터넷 매체명)’은 <한국외대 미투 폭로, '성희롱 교수' 알고 보니 11년 전에도…>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최근 여제자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한국외대 교수가 과거에도 성희롱 문제를 일으켰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한국외대는 가해 교수에게 어떠한 징계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피해 여직원을 해직시키고 폭로 학생을 무기정학 처리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여제자를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외대 L 교수는 11년 전에도 학내 성희롱 문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된 바 있다. 당시 인권위 결정문 등에 따르면 2006년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에서 주요 보직에 있었던 L 교수는 파업 중이던 여직원의 가슴을 가리키며 성희롱했다. 이것이 문제가 되자 그는 "피해자 주장처럼 성적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인권위가 당시 사건을 촬영한 동영상·녹음파일을 확인한 결과 L 교수가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권위 측은 이에 한국외대 총장에게 "L 교수에 경고 조치를 하고, 학내 성희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서 보고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한국외대는 권고와는 정반대로 조치했다. L 교수의 성희롱 문제를 알린 재학생 조모(39)씨를 '무기정학' 처리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학교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였다. 또 성희롱 피해 여직원을 해직 처리했다. 반면 L 교수에게는 아무런 징계 조치를 하지 않았다.
앞선 14일 한국외대 익명 페이스북 게시판에는 L교수가 여제자를 상습적으로 성희롱 했다는 폭로글이 올라왔다. 3명의 제자는 L교수가 평소 "그런 립스틱을 바르면 남자친구가 먹음직스럽게 생각하지 않겠냐" 같은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했다. 시험지를 작성하고 있는데 L 교수가 뒤에서 안았다고도 했다.
한국외대 학생들은 "학교가 과거 '성폭력 교수' 문제를 알고도 징계하지 않았다"며 "그때 제대로 처벌했으면 '미투 폭로’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고발에 대해 L 교수는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20년 전부터 '펜스룰'을 지키고 있는 사람으로, 장막 뒤에 숨어서 막 떠드는 거 이런 거는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다른 매체에는 또 "(폭로가) 사실은 맞는데 '아' 다르고 '어' 다른 부분이 조금씩 있는 그런 정도"라면서 "(학생들에게) 사죄를 하려고…(한다)"라고 엇갈린 해명을 내놨다.>

 

이 기사에 대해 한국외대는 3월 19일 정정보도문을 ‘월간조선’에 보내왔다. 한국외대는 “우리 대학은 해당 교수의 과거 성희롱 문제로 인해 피해 여직원을 해직시키거나 폭로 학생을 무기정학 처리한 사실이 없음”이라고 알려왔다. 한국외대가 밝힌 ‘요청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이른바 피해 여직원의 해임은 성희롱 사건과는 다른 사유로 인한 것임. 이른바 ‘폭로 학생’에 대한 무기정학 처리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되어 그 결과가 2009년 7월 28일(1차) 이후 3차례에 걸쳐 학교에 통보되었음. 그러나 조모씨에 대한 징계 처분은 이미 2006년 8월 18일에 확정되었음. 따라서 인권위원회의 권고와 조모씨에 대한 징계는 상관관계가 없음.”

 

즉, 피해 여직원의 해임은 성희롱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게 한국외대의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