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규제가 청약시장에 불 질렀다 : 월간조선

지난 16일 문을 연 개포, 논현, 과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주말까지 10만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방문객 대기줄이 1㎞ 넘게 이어져 교통혼잡이 일어날 정도였다. 일부 방문객은 입장까지 4시간 넘게 대기했다. 건설사가 예비 청약자들에게 방문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당첨만 되면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이른바 '로또아파트'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당첨자 세무조사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소용없었다.

왜 이런 과열현상이 일어났을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주택시장을 억누르는 각종 규제가 인기지역 쏠림 현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위의 세 곳 단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 승인을 통해 사실상 분양가를 통제하면서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됐다.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어찌 놓칠 수 있을까.

개포주공 8단지의 경우 원래 3.3㎡당 4000만 원 후반대에서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HUG의 압박에 3.3㎡당 4160만 원으로 끌어내려졌다. 전용 84㎡의 경우 14억 원 전후로, 인근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 분양권 최근 시세와 비교하면 많게는 4억 원 가까이 가격이 낮다. 과천 위버필드(3.3㎡당 2955만 원) 역시 과천시 역대 최고 분양가긴 하지만, 과천 기존 아파트 시세가 이미 3.3㎡당 3000만 원을 넘어섰기 때문에 청약자들이 몰리기에 충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가 로또아파트'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금력이 있는 일부 수요자들만 누리는 '부동산 시장왜곡'이라는 뜻이다.

재건축 압박 같은 정부의 규제로 주춤했던 서울 아파트값이 '로또아파트 붐'으로 다시 오른다는 지적도 있다. 청약경쟁률 등 '공표 효과'로 관심이 없던 사람들까지 시장에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2~3년간의 주택 경기 호황 국면에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할 때마다 '청약'은 부동산 경기에 풀무질을 해왔다.

가령 작년의 경우 2016년 11·3 대책 효과로 1~2월 상승률은 미미했지만, 4~5월 한강메트로자이(경기 김포시), '보라매SK뷰'(서울 영등포구) 등 분양에 청약자가 각각 2만여 명과 1만여 명이 몰리며 아파트 시장이 재가열되기도 했다. 작년 8·2 대책 이후에도 9월 분양한 신반포자이가 평균 168대1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이 살아났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