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뉴시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개를 학대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남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부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모(58)씨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치료감호를 명령한 원심의 결정도 파기했다.
최씨는 주취 상태에서 개집에 묶인 개의 생식기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알코올 의존 증후군 진단을 받고 2016년 12월부터 병원 입원치료를 받던 최씨는 지난해 5월 무단 외출해 술을 마셨다. 술에 취한 상태라서 범행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진 못하지만, 1심 재판 당시 최씨는 범행 동기를 “자신이 먹던 음식을 개가 빼앗아 먹어서”라고 밝혔다. 2심에서는 “개가 자신에게 달려들면서 앞발로 코를 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심은 “범행 동기를 쉽사리 납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범행 내용이 매우 잔혹하고 가학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언제든 폭력적 범행을 추가로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며 ‘징역 4개월ㆍ치료감호’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선 원심 판결이 과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최씨의 범행이) 가학적이지만 그 이상의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해 동물의 피해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동물이 사망에 이르러도 실형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벌금형을 선고하는 등 동물보호법 형량이 낮은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