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판세를 뒤흔들 변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까지는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선거를 앞두고 굵직한 변수가 많아 민심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8일 연합뉴스는 지방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4대 변수로 개헌, 북핵 문제, '미투' 폭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꼽았다.
1. 개헌: 與 "6월 선거와 동시실시" vs. 野 "6월 여·야 합의로 개헌안 마련"
여·야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 여부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6월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는 여·야 모두 국민과 한 약속인 만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6월 지방선거 이후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 뿐 아니라 개헌을 위해 필요한 투표율 50%를 장담할 수 없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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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개헌안 협상을 위해 여야 3당 원내대표가 이틀 연속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성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조선DB |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6월 선거와 개헌 동시투표에 반대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가 동시 실시되면 개헌 문제가 지방 선거 이슈를 압도하면서 '정권 심판론'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한국당은 6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개헌안을 마련하자며, 여권의 6월 개헌 완료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다른 야당은 6월 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에는 찬성하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에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국당이 개헌 로드맵을 내놓고 선거구제 개편 논의 가능성까지 비치자 진보 야당인 평화당과 정의당마저 동조하는 분위기다. 이들 군소 야당은 다당제 정착을 위해 필요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비례성 강화 조치 관철에 집중하고 있다.
6월 개헌이 불발될 경우 '개헌 대 반(反) 개헌' 내지 '개헌 대 호헌' 구도로 민심이 나눠지면서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 북한 문제: 남·북-미·북 정상회담 결과 따라 여·야 득실 달라질 듯
북한 문제는 선거 판세를 뒤흔들 초대형 변수다.
4월 말과 5월에 각각 있을 남·북정상회담, 미·북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민심이 요동치면서 선거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마련된 한반도 해빙 분위기가 남·북-미·북 정상회담 개최의 성사로 이어진 현재까지의 성과만 본다면 여당에 유리한 상황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의 여권 인사 '미투' 폭로 악재에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고공세를 유지하는 것은 문 정부의 '외교·안보' 성과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상회담 개최 성과로 보수야당이 한·미동맹 약화 등을 앞세워 여당을 공격할 근거도 약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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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와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왼쪽)이 지난 5일 평양에서 북한의 김정은을 만나고 있다. 사진=청와대 |
다만 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여·야의 득실이 달라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면 여당의 상승세가 굳어지겠지만 성과가 미진하거나 북한의 태도가 돌변할 경우 보수야당에 유리한 여론이 조성될 수도 있다.
3. 미투 폭로: "선거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어"
미투 폭로는 여·야 모두 선거 막판까지 긴장해야 할 변수다. 성폭력 피해 폭로가 언제, 어디서 터져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미투 폭로는 여권 내 유력 인사들을 향해서 나왔다.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복당 신청과 함께 서울시장 경선을 준비하던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잇따라 터지며 타격을 받았다. 충남지사 출마를 준비했던 박수현 청와대 전 대변인의 불륜설도 민주당에 악재였다.
민주당은 안 전 지사 제명, 박 전 대변인의 예비후보 자진 사퇴로 급한 불은 껐지만 미투 폭로가 추가로 나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분위기다. 미투 폭로 이후 정당 지지도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추가 폭로가 나올 경우 민심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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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 참석자들이 #ME TOO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오른쪽부터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사진=조선DB |
한국당 등 다른 야당은 아직 미투 폭로가 터지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당 인사들을 향한 미투 폭로도 언제든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4. 추경: 與 "청년 실업 문제 해결 위해" vs. 野 "선거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
4조 원 규모의 정부 추경안이 4월에 국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이때는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를 시점이라 추경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해질 전망이다.
지난 15일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경 편성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여·야 간 대립이 심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추경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추경이 지방선거를 겨냥한 포퓰리즘 성격이 강한 데다 청년 실업 문제의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추경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추경 문제를 놓고 4월 임시국회에서 펼쳐질 여·야 대결은 정국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문제다. 추경 다툼이 6월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가 치열하게 대치할 것으로 보인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