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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8일 과도한 근로로 돌연사한 마트 판매부장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한 마트에서 판매부장으로 근무한 심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불승인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재판부는 "심씨는 하루 11시간 20분 근무했다. 정기적으로 쉬는 날 없이 휴무일을 정했다"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산행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의 실제 근무시간은 고용노동부가 정한 과로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또 "심씨는 사망 무렵 실적이 저조해 심리적 압박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성 과로와 실적 스트레스로 지병인 심장질환이 급속하게 악화되거나 심실빈맥 증상이 나타나 사망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실제 심씨의 노동강도는 어느 정도였을까.
근로계약서상 심씨의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밤 9시였다. 이 중 점심시간을 포함한 휴게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다. 그러나 실제 근무 시간은 오전 9시 20분부터 밤 9시 40분까지였다. 점심시간은 30분 정도에 불과했다. 1일 평균 11시간 20분 일한 셈이었다.
사망 2주 전에는 주당 68시간, 4주 전에는 79시간 20분 동안 일하기도 했다. 쉬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아 손님이 없을 때만 쉬었다.
여기에 매출 실적 스트레스가 더해졌다. 해당 마트는 지점별·직원별로 판매목표량을 설정했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부진 사유와 목표 달성 방안을 작성하도록 했다. 당시 심씨는 개인 목표달성율이 50% 미만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그는 사직 고민으로 정신과 의원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2006년 판매직원으로 입사, 2011년부터 판매부장으로 근무한 심씨는 지병도 있었다. 예전부터 흉통을 앓아 왔고 2014년 비대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았다.
심씨는 지병 진단을 받은 그해 11월 25일 오전 출근 직후 매장 입구 통로에서 쓰러졌다.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