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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무장관. 사진=뉴시스 |
마르고트 발스트롬 스웨덴 외교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5~16일(현지 시각) 이틀간 외교장관 회담을 가졌다. 양측은 회담을 17일까지 하루 더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이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의 개최가 성사된 직후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측은 이틀간 북한에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국민의 보호권한을 가진 스웨덴의 영사 책임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스트롬 장관은 16일 이틀째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 대해 "훌륭하고 건설적인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진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며 회담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다음에 어떤 일이 진행되는지 지켜보자"고 답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북한에서 이익대표 권한을 가진) 우리의 책무를 이행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리 외무상은 아무런 언급 없이 회담장을 빠져나가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남·북-미·북정상회담 앞두고 북한이 스웨덴과 회담 갖는 이유
통상 서방국가에 적대적인 북한이 스웨덴과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이유는 뭘까.
스웨덴은 서방국가 중 유일하게 북한에 대사대리급 상주공관을 두고 있는 나라다. 1973년 4월 북한과 수교를 맺고 1975년 3월 주(駐)북한 스웨덴 대사관이 설치됐다. 주(駐)스웨덴 북한 대사관은 1973년 6월에 설치됐고 1998년 2월 핀란드와 덴마크에서 북한의 대사관이 폐쇄된 이후 주(駐)스웨덴 북한 대사관에서 두 나라의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웨덴은 유럽연합(EU) 회원국들과 북한과의 정보 교환 및 교섭 창구 역할을 해왔다. 북한 내 미국의 이익대표부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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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홀름에 위치한 주(駐)스웨덴 북한대사관. 사진=스마트인컴 캡처 |
또한 스웨덴은 미·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미·북간 대화를 도울 수 있는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볼 때 스웨덴 정부가 미국 정부를 대신해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정부의 입장을 타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반도 문제, 스웨덴의 중재자 역할론
이런 가운데 리 외무상은 16일 오전 이틀째 회담에 앞서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를 만나 30분간 면담했다. 스웨덴 정부는 뢰벤 총리와 리 외무상의 면담 내용에 대해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뢰벤 총리는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문제 협상의) 주인공은 북한과 남한, 미국과 중국, 일본이지만 우리가 이 과정에 어떤 (합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을 쉽게 하는 것을 돕는 중재자를 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의 '중재자 역할론'을 거듭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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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리용호 외무상. 사진=뉴시스 |
이와 관련해 리 외무상이 뢰벤 총리를 만나 미·북정상회담과 관련된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또 뢰벤 총리는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어 한반도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리 외무상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발스트롬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 대화가 필요하고, 우리는 이번 회담을 하게 돼 기쁘다"며 "(대화를 성공하게 하기 위해) 우리의 역할과 접촉선을 어떤 식으로든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하는 것은 당사자들"이라고 말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중재자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