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라인 사실상 공백 상태, 미북정상회담 연기되나? : 월간조선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교체되는 등 미국 외교라인이 사실상 공백에 접어들자 6~7월로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각) “상원이 새 국무장관 자리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지명을 확정할 때까지 회담 준비를 위한 중요한 요소들이 지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이 정식 임명될 때까지 상원 인준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수 주일이 걸려 업무에 돌입하는 데 따른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국·대북통들의 잇따른 사퇴와 낙마도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던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의 돌연 낙마로 주한 미국대사 자리는 1년 넘게 공석인 상태다. 북한과의 협상 등을 총괄해 온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사퇴한 상태다.

여기에 허버트 맥매스터 NSC 보좌관 역시 경질될 것이라는 얘기가 워싱턴 안팎에서 나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측은 이와 관련 “현재로서 인사 발표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러한 정황들을 고려했을 때 미북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이 점쳐진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센터 부소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이 6~7월로 미뤄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프리 에이더 전 백악관 아시아 선임보좌관도 “모든 한계를 고려했을 때 트럼프는 특별한 협상가를 임명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도 13일(현지시각) CNBC에 “미북회담은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중 가장 중요한 협상”이라며 “폼페이오 새 국무장관 지명자가 상원의 승인을 받을 때까지 회담 날짜를 미뤄야 한다. 북한과 제대로 만나려면 완전한 국가안보팀을 꾸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고 일일 정보 브리핑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과의 대화 준비 상황 등을 논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5월까지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는 의향을 재차 밝혔다”고 전했다. 미북회담 연기설이 곳곳에서 제기되자 백악관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