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조선일보
정부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세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가칭 '저출산 극복을 위한 목적세'(이하 저출산세)인데 만약 실현되면 사상 초유의 세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저출산세, 부모보험 내용 저출산세는 지방교육세, 교통에너지환경세 같은 목적세를 신설, 기금(가칭 미래세대특별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미 저출산세 신설에 따른 정책 효과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다음 달 대통령 주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런 방안이 포함된 저출산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조선닷컴'은 “세계적으로 사회보장세를 걷는 나라는 있지만 저출산세 도입은 유례가 없다”고 전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금을 걷어 수조원 수준의 특별기금을 조성하면 출산·양육 수당은 물론 주거비 지원 등 다양한 사업도 펼칠 수 있다”고 이 매체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재원 규모에 따라 둘째 아이부터 1억원짜리 바우처(이용권)를 주는 대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정부가 검토 중인 '부모보험'은 현재 육아휴직 급여 제도를 보강하는 차원에서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에서 분리된 전용 사회보험인 부모보험을 만들면 근로자뿐만 아니라 자영업자도 보험료를 내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재원을 키워 지급액도 휴직 전 급여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런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은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재앙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년 발표한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혼 여성들이 둘째 아이를 낳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자녀 양육비 부담(24.3%)을 꼽았다. 교육비가 제일 부담된다는 응답도 22.3%에 달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역대 최저인 1.05명까지 떨어졌다. 여성 1명이 평생 1명밖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꼴찌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도 이미 작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세금을 신설하려면 사회적 합의는 반드시 필요하다. 또 세법을 개정해야 해 국회의 동의도 얻어야 한다. '저출산세' 해법을 놓고 정부 내에서도 "이번 정부 내 특단의 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며 지지하는 견해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란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조선닷컴’은 전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