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북한 검찰 대표단이 쿠바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자 "북한이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개혁·개방에 나선 쿠바 모델을 고민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쿠바 혁명과 1962년 미사일 위기 이후 미국과의 단절된 쿠바는 수출지향산업화를 채택한 동아시아 신흥공업국가들과 달리 중남미 특유의 수입대체산업화를 표방해온 나라다. 쿠바는 식량자급을 위한 유기농업 중시, 의료서비스 강화를 위한 의과대학 확충, 베네수엘라나 북한과의 구상무역을 활용한 석유와 무기 확보 등에 주력했다.
쿠바는 차베스의 베네수엘라, 룰라의 브라질, 모랄레스의 볼리비아, 무히카의 우루과이 등으로 대표되는 중남미 신사회주의 열풍의 진원지였다. 이를 두고 국내 좌파세력은 쿠바를 ‘행복국가의 시금석’이라고 추어올린 적이 있다.
쿠바는 공공부문 개혁을 단행한 적이 있다. 2010년 9월 쿠바 정부는 전체 공무원(510만명)의 약 10%에 달하는 50만명을 앞으로 6개월 안에 감원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조치는 쿠바 사회주의 경제 안에 시장 부문을 육성하기 위한 '충격 요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진 바 있다. 당시 쿠바 정부는 해고된 공무원들에게 자영업 면허를 발급해 임대택시 운전사 및 이발사 등 자영업자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쿠바는 공공부문 개혁을 단행한 적이 있다. 2010년 9월 쿠바 정부는 전체 공무원(510만명)의 약 10%에 달하는 50만명을 앞으로 6개월 안에 감원한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조치는 쿠바 사회주의 경제 안에 시장 부문을 육성하기 위한 '충격 요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진 바 있다. 당시 쿠바 정부는 해고된 공무원들에게 자영업 면허를 발급해 임대택시 운전사 및 이발사 등 자영업자로 전환시키겠다고 밝혔다.
쿠바는 1968년 공산혁명 이후 음식점 같은 소규모 자영업체까지 모두 국유화했다. 현재 쿠바 인구(약 1100만명)의 절반이 국가 공무원이다. 어린이와 노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동 인력이 정부와 국영기업에서 일한다. 민간 부문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2008년 피델 카스트로(Castro·2016년 사망)의 뒤를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이 된 그의 동생 라울 카스트로는 소련식 중앙통제 경제의 개혁을 선언했다. 국유 농지의 일부를 농민에게 분배해 자영농을 육성했다. 또 농산물 거래 시장을 허용하고, 음식점·커피숍·이발소 등 자영업도 일부 허용했다. 그러나 개혁 속도는 더뎠고 경제난도 개선되지 않았다.
2010년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은 한 미국 시사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쿠바의 경제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중에 "의미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지만 이 같은 발언을 한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영국의 좌파 일간지 가디언은 카스트로의 발언에 대해 "미국식 자본주의에 백기 투항한다는 뜻이 아니다"며 "중앙통제식 사회주의 경제를 협동조합 중심의 다소 자율적인 경제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해석했다.
쿠바의 개혁개방 모델이 3대 세습체제에 접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쿠바의 경우, 폐쇄지향 국가가 아닌데 반해 북한은 국가의 모든 시스템을 외부로부터 차단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3대 세습으로 이어진 수령독재체제가 이러한 변화에 가장 큰 장애물이란 지적도 나온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