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방카가 엽기살인 용의자 부부? 터키TV 방송 사고 : 월간조선

터키 유명 텔레비전 채널이 중동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보도하며 용의자 사진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을 사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5일 터키 오락채널 쇼TV의 뉴스 프로그램 '아나 하베르'('주요 뉴스'라는 뜻)에서 문 대통령의 사진이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 살인 용의자 모습으로 보도됐다고 11일 《연합뉴스》가 전했다. 쇼TV는 터키 5대 미디어그룹에 꼽히는 지네르미디어그룹 계열의 인기 오락 채널이다.

해당 뉴스는 쿠웨이트에서 29세 필리핀 국적 가사도우미가 살해된 후 1년 넘게 아파트 냉동고에서 유기된 엽기적인 사건을 다뤘다. 뉴스는 문 대통령과 피살자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보여주고, 문 대통령이 살인 용의자인 것처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방카 사진에 '살인 용의자 부부 체포' 자막.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쇼TV는 쿠웨이트 억만장자 부부가 살인·시신유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하면서, 최근에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보좌관과 문 대통령이 만나는 사진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과 피살자 사진을 나란히 배치하거나, 문 대통령과 이방카의 사진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용의자 쿠웨이트 부부가 인터폴의 수배로 붙잡혔다"고 전했다.

터키 한인들은 문 대통령의 사진이 살인 용의자 사진으로 쓰인 데 경악했다. 터키 주재 한국대사관은 쇼TV에 서신을 보내 뉴스 영상 삭제와 사과, 재발 방지 조처를 요구했다. 이후 해당 뉴스 영상은 삭제됐다.

쇼TV는 지난 6일 한국대사관에는 "큰 실수를 저질러 사과한다"는 답신을 보냈으나 현재까지 사과 방송은 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사진이 용의자로 쓰인 경위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았다.

쇼TV의 뉴스디렉터는 한국대사관의 경위 확인 요청에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기억이 안 난다. 잘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쇼TV 앙카라지국장이 '사과 방송을 하면 오히려 더 많이 알려져 역효과가 나니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