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검찰 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 조사 대상에 전현직 검사 1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위 직권조사는 강제성이 없어 검찰이 얼마나 협조적으로 나올지 의문이다.
지난 9일 MBC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지방검찰청 근무 당시 후배 여검사를 성희롱한 혐의로 김 모 전 부장검사, 여검사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진모 전 검사 등이 모두 13명이 인권위 직권 조상에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인권위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출석을 통보했고 일부는 이미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에는 검사와 수사관 등 검찰 내부직원뿐 아니라 검찰 외부인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인권위는 검찰이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처리한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인권위 조사는 강제권이 없기 때문에 조사 대상이 출석을 거부해도, 인권위가 할 수 있는 건 과태료 부과가 전부인 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한다. 자체 성폭력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검찰청은 인권위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조직의 치부를 드러내는데 적극적으로 나올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인권위는 이메일 등을 통해 검찰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고 직권 조사 대상도 경찰과 국방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 내 성추행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서지현 검사가 “현직 부장검사의 글로 ‘2차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재경지검 부장검사 A씨가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자신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흉내 내기)한다’는 표현을 썼다는 것이다. 서 검사 측은 “명예훼손 혐의로 A부장검사를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10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 검사 측은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 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 동부지검장)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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