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을 안마사 취급한 명지전문대 박중현 교수 성추행 전말 : 월간조선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 남자 교수 4명 전원이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학과장 박중현(56)씨의 성추행과 성폭행 전말이 낱낱이 드러났다. 연극영상학과 재학생 37인은 자필 진정서를 통해 박중현은 '제2의 이윤택’이라고 진술했다.

<조선일보>가 단독 입수한 학생들의 자필 진정서에 따르면 박중현은 이윤택처럼 연극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을 유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중현은 영상편집실을 ‘안마방’으로 개조했다. 박중현은 대학 본관 영상 편집실 일부를 파티션(칸막이)으로 가려 밀실을 만들고 매트를 깔아 '안마방'을 만든 후 여학생 한 명씩을 불러들였다.

김모씨는 “우리는 그분의 전담 안마사였다. 이곳에서 3~4시간씩 교수님을 주물렀다. 어떤 날은 박중현이 벨트를 풀고 지퍼까지 내린 뒤 엉덩이골까지 바지를 내리고 멘소래담(바르는 파스)을 발라달라고 했다. ‘시원하다’는 탄식과 함께 신음소리를 냈다. 땀을 흘리면서 박씨의 엉덩이 부근을 만져야 했다. 갑자기 박씨가 ‘이런 데를 주무르라’면서 안쪽 허벅지에 손을 집어넣었다. 권력에 눌려 안마해야 한다는 사실이 수치스러웠다”고 적었다.

이모씨는 “제 가슴이 박중현 교수 등에 맞닿게 누워서 눌러드려야 했습니다. (박중현이) 손을 뒤로 올리더니 제 허벅지, 종아리, 엉덩이를 마구 주무르며 ‘살이 너무 많다’고 했습니다. 그 자세로 제 손을 앞으로 가져가서 만지작거리며 ‘애기야, 우리 애기’라 했습니다. 수치스럽고 무서웠지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우리들 사이에서 최고 권력자인 사람에게…”라고 썼다.

명지전문대 박중현 교수.

박모씨는 “안마하면서 ‘이 꼴을 부모님이 보신다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라고 적었다.
“학교 8층 아트홀 의자에 앉아 있는 교수님 다리 사이에 앉아서 종아리를 제 어깨에 올려 마사지를 해준 적도 있다” “신입생을 뽑는 입시 기간에는 ‘수험생들을 너무 많이 봐서 허리가 아프다. 너는 (입시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내 책상 밑에 들어와 다리 좀 주물러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진술한 여학생들도 있었다.

남학생들의 목격담도 이어진다. 남학생 이모씨의 진술이다.

“지난해 10월 학교에 남아 연극제작 실습을 하던 때였다. 그날 박중현은 여학생에게 안마받았는데, 갑자기 ‘내가 하는 걸 하라’면서 안마하던 여학생의 온몸을 주물렀다. 교수가 제자의 가슴을 희롱하는 이 광경을 멍하게 바라봤다. 부조리한 장면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날의 제가 너무 한심하고 부끄럽다."

남학생 김모씨는 진정서에 이렇게 썼다.
“여자 동기가 뛰어오면서 ‘나랑 같이 가 줄 사람’ 하면서 미친 듯이 눈물을 흘렸던 적이 있다. 안마하러 가야 하는데 싫다는 것이었다. 결국 여자 동기 하나가 같이 가줬다. 조교는 다 알면서도 ‘야 교수님이 부르신다’며 여자 동기를 떠밀었다. 그런 일이 많았다.”

남학생 장모씨는 “2013년 새벽 6시30분까지 박중현이 여학생에게 안마시키자 ‘교수님 차라리 남자인 제가 안마를 하겠다’고 대들었다. 그런데 박씨는 ‘안마는 여자가 해야 한다. 음기와 양기가 만나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여자가 해야 한다’고 했다.”

박중현은 누군가 안마를 거절하면 수업에 나오지 않기도 했다. 그럴 때면 학생들이 박중현 집 앞에 찾아가 몇 시간을 기다리면서 되려 ‘사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학생들은 “학과장인 박중현의 기분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됐기 때문에 한 작품을 올리기 위해, 제대로 된 수업을 듣기 위해서 기분을 맞춰줘야 했다”고 진정서에 썼다. 이 밖에도 박중현이 비비탄총을 들고 다니며 학생들을 쏘는 기행을 벌인 사실도 진정서에서 드러났다.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학교 측에도 알렸지만 반응이 없었다. 이 학교가 사실조사위원회를 꾸린 것은 배우이자 이 학교 교수인 최용민씨 사건이 터진 직후였다.

박중현은 지난 2월 26일 학과장 보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명지전문대 연극영상학과에는 200여 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글=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