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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김영철. 사진=조선일보
25일 2박3일 일정으로 방남한 북한 김영철 일행이 국정원 직원과 담배를 피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는 이른바 ‘김영철 접대일지’를 입수해 이 문건을 바탕으로 김영철의 2박 3일 일정을 재구성해 보도했다. 김영철 일행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제외하고는 돌아갈 때까지 숙소인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방남 첫째 날 회담이 새벽까지 이어지자 북한 대표단은 국정원 직원들과 호텔 16층 패밀리룸에서 함께 담배를 피운 것으로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방남 첫째 날인 25일 오전 11시40분 김영철을 태운 검은색 제네시스 EQ900 차량이 워커힐 호텔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김영철 일행은 호텔 한식당 ‘온달’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후 3시15분 특별편성 된 KTX 열차를 타고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했다.
여기까지가 언론에 공개된 공식 일정의 전부였다. 이날 김영철 일행은 호텔 16층 라운지에서 우리 측과 새벽 늦게까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워커힐 호텔 ‘야근조 국가행사 특이사항’ 문건에는 이 상황을 “16층 라운지는 행사 관계자들이 계속 사용 예정” “26일 새벽에도 국정원 관계자, 북측 관계자 패밀리룸 사용. 흡연하심”이라고 묘사했다고 한다.
당시 북한 대표단은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이 호텔 17층을 통째로 빌렸다. 심야에 북측이 통일부가 상황실을 꾸린 16층으로 내려왔고, 실무자들은 패밀리룸에서도 따로 모여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다는 게 매체의 설명이다.
워커힐 호텔은 전 객실이 금연이라, 보통 투숙객은 1층 로비로 나와 100m가량 떨어진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 흡연이 적발되면 퇴실할 때 약 25만 원의 벌금을 물린다. 그런 점에 비춰보아 북측 관계자들은 노출을 피하고자 건물 안에서 담배를 피운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새벽엔 객실을 바꾼 것으로 기록돼 있다. 문서에 따르면 26일 오전 2시50분쯤 1512호 객실 이용자는 “팬코일(냉난방 시스템) 소음이 심하다”며 객실 교체를 요구했고, 같은 층인 1522호로 방을 옮긴 것으로 나온다. 문서는 “큰 컴플레인(불평)은 안 하심”이라고 적고 있다. 이 호텔 15층은 국가정보원이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김영철은 호텔 안에서 칩거했다고 한다. 호텔 측은 “26일 모든 일정 취소되어 호텔에서 계속 머물 예정”이라고 썼다고 한다. 당국은 당초 이날 김영철 일행을 위해 잠실 제2롯데월드 또는 하남 스타필드로 '나들이' 계획도 세웠지만 취소했다.
김영철 일행은 이날 17층(조식), 1층(중식), 16층(석식)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문건에 따르면 북측은 26일 오전 9시 1700호에서 아침식사를 했는데, 메뉴는 따로 기록돼 있지 않았다고 한다.
점심은 호텔 1층 중식당 ‘금룡’에서 먹었는데, 금룡은 오후 2시30분까지 외부 손님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측 인사들은 16층 라운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워커힐 호텔의 BQT(Banquet·연회) 직원이 올라와 서비스했다고 문건은 전했다.
매체는 “호텔 측은 일반 투숙객들이 북한 대표단과 접근하지 못하게끔 애썼다”고 보도했다. 문서에 “(16층) 데스크 앞 자동문, 객실키 터치로 오픈 가능”하다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다른 층 객실 이용자가 객실키를 이용해 16층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클럽 전화 프런트로 수신 전환, 팩스 전환 필요, 클럽 데스크 서랍 및 사무실 잠금 필요, 26~27일 이틀간 상품권, 각종 패키지 쿠폰, 현금 보증금, 환전실적명세서, 클럽 USB 등등 본관 프런트로 이동”이라는 대목도 있다고 한다. 호텔 내부 자료가 외부에 공개되지 않게끔 16층 VIP용 프런트에 있는 자료를 1층으로 옮겼다는 게 매체의 주장이다.
문서에는 김영철 일행의 숙박비에 대해 “객실요금은 우선 담당 부서에서 설정해 놓은 대로 해놨음. 매니저가 추후 정리해서 다시 요청 준다고 함”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정리=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