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의 이명박 전 대통령 소환이 임박했다. 검찰에선 "다음달 중순까지 이 전 대통령 수사를 끝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수사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의미다. 다음달 초 소환 통보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이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로 검찰 포토라인에 설 전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검찰의 수사태도에 관심이 모인다.
9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당시 변호인이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수사팀의 태도에 강한 불만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 조사 과정에도 입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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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9년 검찰 출석 당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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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2011년 출간한 회고록 '운명'에는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장면이 나온다. “그(이인규 당시 중수부장)는 대단히 건방졌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고 적었다. 이인규는 와전된 얘기라며 부인했다. 두 가지 사례가 설령 왜곡되고 과장됐더라도 비슷한 기류가 흘렀으리라고 짐작된다.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당시 중수과장)이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님도 아닌 그저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우 전 수석은 2016년 12월 ‘최순실 국정 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와 같은 질문을 받고 "그런 적 없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과 홍만표 전 수사기획관, 우 전 수석이 삼각 편대를 이뤄서 했다.
이 전 대통령 관련 수사는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가 맡고 있다. 첨단범죄수사1부는 다스 관련 고발 사건 및 다스의 'BBK 투자금 반환' 관련 의혹을 특수2부는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사실 검찰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는 대표적인 수사 실패로 꼽힌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어서다. 법조계 인사들은 "반복돼선 안 되는 교훈"이라며 "'죽은 권력'이지만 최대한 예우를 갖춰 인격적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995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을 조사했던 문영호 변호사(당시 중수과장)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호칭은 그때그때 바꿔 부르겠다고 양해를 구한 뒤 주로 '전(前) 대통령'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노 전 대통령 옆에 문재인 대통령과 전해철 의원이 변호인으로 있었다면 이 전 대통령 옆에는 이명박 정부 민정수석이던 정동기 변호사와 이명박 정부 초기 법무비서관을 역임한 강훈 변호사가 있다.
정동기 변호사는 사시 18회로 2007년 11월 대검찰청 차장을 끝으로 퇴임할 때까지 27년간 검사로 재직했다. 퇴임 다음달 대통령직 인수위 법무·행정분과 간사를 맡으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뒤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뒤를 이어 이명박 정부 두 번째 민정수석을 지냈다.
강훈 변호사는 1985년 판사로 임용된 후 수원지법, 서울지법에서 판사로 일했다. 1998년 2월 서울고등법원 판사로 퇴임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 전 대통령의 방패들은 훗날 검찰 조사를 어떻게 평가할까. 문제가 있다면 이들도 문재인 대통령처럼 자신의 책에 담지 않을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