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은 적자일까 흑자일까 : 월간조선

25일 폐회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결국 '적자올림픽'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2017년 초까지만 해도 평창올림픽은 3000억 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었지만, 현재 상황에서 적자 폭은 약 400억 원으로 예상되는 상태다.

애초 3000억 원, 대회 직전 400억 원 정도 적자 예상

평창올림픽에 투입된 예산은 약 14조2000억 원이다. 철도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과 경기장 건설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한 인프라 비용을 제외하고 조직위가 대회 개최를 위해서만 쓰는 예상 운영비는 약 2조8000억 원이다.

평창조직위가 올해 2월 개막 직전 국회 등에 보고한 제5차 재정계획(안)에 따르면 대회운영 수입 2조7329억 원, 지출은 2조7820억 원으로 561억 원 적자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 수입과 지출 감소를 통해 실제로는 400억 원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조직위 측은 전망했다.
조직위는 입장권 판매를 통해 1746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이지만 98% 이상이 판매된 상황에서도 재정수지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입장권 판매는 98% 이상 이뤄졌지만 재정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강릉 쇼트트랙 경기장.

조직위 측 "흑자 또는 균형 맞출 수 있다" 주장

이에 따라 조직위는 막판 지출을 최소화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원금을 추가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재정심사를 통해 지출을 감축하고 군인 및 경찰 인력을 활용, 인건비를 줄이는 중이다.

이희범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최근 한 매체 인터뷰에서 "애초 재정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은 여유가 있다"며 "흑자가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기업스폰서와 기부금 등이 목표 이상으로 많이 들어왔고 라이선스 상품 판매도 호조를 이뤄 평창올림픽이 적자가 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조직위 측은 캐릭터 라이선스 수익이 늘었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경기 후가 더 문제

그러나 평창올림픽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올림픽 자체의 수익이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그 후의 상황이다. 올림픽 이후 경제효과를 기대해 올림픽을 유치하는 도시가 대부분인 만큼 평창올림픽으로 인한 적자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앤드루 짐발리스트 미국 스미스 칼리지 경제학과 교수는 CNBC 인터뷰에서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 총 130억 달러(13조9900억 원)를 사용하게 될 텐데 수입은 25억 달러(2조6900억 원)에 그칠 것이다"라며 "이 정도 규모의 손실을 정당화할 수 있는 건 ‘길게 보면 관광, 무역, 해외 투자가 촉진될 것이다’는 것 정도인데 과거 동계올림픽 개최 도시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 대부분이 인프라 구축에 사용됐는데 (사람들이 자주 찾을 수 없는)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이런 시설을 구축한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만성적자 시달려

북한 참여를 통해 남북 대화 창구 개통이란 무형의 효과는 얻었지만 유형의 경제효과까지 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리나라는 월드컵을 포함해 7차례 메이저급 국제 스포츠 행사를 국내에서 개최했지만 흑자로 회자되는 것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이 전부다.

관건은 올림픽 이후 관련 시설의 지속적인 활용이 어떻게 이뤄지냐에 달려 있다. 과거의 실패 사례도 결국 이 부분이 문제가 됐다. 가장 최근으로는 인천시 사례가 꼽힌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최 당시 인천시는 자체 비용으로만 2조3500억 원의 예산을 출연해 경기장 건설비와 운영비로 사용했다. 이는 인천시의 재정 상황을 옥죄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회 후 연간 100억 원 정도의 운영적자가 인천시를 짓누르고 있다.

빙상종목 경기장이 모여 있는 강릉올림픽파크.

경기 후 경기장 운영 정부-지자체 서로 떠넘기기?

평창올림픽 경기장을 누가 운영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경기장은 대회 이후에도 그대로 운영해야 하지만 과거 재정문제 사례 때문에 지자체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강원도는 공공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반발하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