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에 검색되는 고교 국어교과서와 문학교과서.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고은(85) 시인의 시(詩)·수필 등을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지난 8일 "고은 시인 작품을 교과서에서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고은의 작품은 검정 교과서 11종에 실려 있다. 중학교 2학년 국어 검정 교과서 한 종에 고은의 시 '그 꽃'이, 고교 과정 문학 교과서 6종에 '선제리 아낙네들' '머슴 대길이' '어떤 기쁨' 등이 실려 있다. 올해 고교 1학년이 쓰는 새 국어 교과서(2015 개정 교육과정)에도 2개 출판사가 '순간의 꽃'을 수록했다.
성추행 의혹을 받는 연극계 두 거장 이윤택, 오태석의 작품은 교과서에서 빠질 예정이다. 고등학교 '연극' 과목 교과서에는 이윤택의 '햄릿'과 '벚꽃동산', 오태석의 '태'와 '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실려 있다. 교과서 집필진은 이윤택, 오태석의 작품을 삭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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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조선DB |
교육부는 "검정 교과서 출판사와 집필진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며 "고은 시인 작품 삭제 여부는 사회적인 공감대 형성과 전문적인 판단에 근거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부터 사용하는 새 교육 과정 고교 문학 교과서는 아직 검정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고 수정·보완 절차도 남아 있다. 이윤택, 오태석의 작품처럼 고은 작품도 출판사·집필진 차원에서 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와 문단에서는 문학 작품을 작가의 행적과 별개로 작품성만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친일 행적 논란을 빚은 고(故) 서정주 시인의 작품은 문학성을 인정받아 교과서에 계속 실리고 있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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