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美 본사, 한국GM으로부터 매년 6000억 원씩 받아 : 월간조선

한국GM의 경영 위기에도 불구하고 GM 본사가 한국GM으로부터 매년 연구개발비 6000억 원씩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GM 본사는 한국GM에 과도한 연구개발비 부과, 비싼 이전가격 책정 등을 통해 이익을 챙기고 한국GM의 적자를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GM의 경영 위기가 방만하고 불투명한 경영으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GM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614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글로벌 GM에 납부했다.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글로벌 GM에 지급한 연구개발비는 총 1조8580억 원이다. 연간 평균 약 6000억 원으로 해당 3년간 누적 손실(1조9718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 13일 가동 중단에 들어간 한국GM의 군산 공장. GM은 “5월부터 군산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사진=조선DB

GM 본사가 한국GM을 회생시키기 위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서도 지난 1월 말 만기가 된 외화차입금 4097억 원을 한국GM으로부터 회수해 간 것도 논란이다. 한국GM을 살릴 의지가 있다면 만기를 연장해 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GM은 2013년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할 때도 브랜드 철수 비용 2916억 원을 한국GM에 내게 했다. 또 매년 글로벌 구매·물류·회계 시스템을 제공하는 대가로 수백억 원을 걷어갔다. 2012년에서 2016년 사이 한국GM에서 본사로 지급한 업무지원비는 1300억 원에 달한다.

매출 원가율도 국내 다른 자동차 업체보다 10%포인트 높아 GM 본사가 한국GM에 과도한 부담을 지웠다는 정황으로 업계는 받아들인다. 본사가 한국GM에 부품을 비싸게 넘기고 한국GM이 만든 차량을 값싸게 사들여 이득을 챙겼다(이전가격 논란)고 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GM 본사가 한국GM을 사실상 현금지급기처럼 활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편, 한국GM은 근로자들의 희망퇴직금으로 1인당 최대 3억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조치지만, 누적 적자가 2조5000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또 다른 '빚잔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글=김성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