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팀추월 "관중 소리에 상황파악 못했다" 해명인가 핑계인가 : 월간조선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 선수와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이 20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일 전날 팀추월 준준결선 경기에서 불거진 팀워크와 인터뷰 태도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당시 김보름과 박지우가 결승선을 앞두고 전력질주하는 가운데 노선영이 나홀로 뒤처진 상황이 논란이 됐다. 이후 김보름의 인터뷰 태도가 논란에 불을 지폈고, 울고 있는 노선영을 등진 김보름, 박지우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불화설, 파벌설까지 번졌다.

김보름과 박지우가 일부러 노선영을 뒤처지게 했다는 음모론까지 제기되며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여자 팀추월 7-8위전과 매스스타트 등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빙상연맹은 진화에 나섰다.

아래는 백 감독 및 김보름과의 일문일답.

-어제 경기 내용과 상황을 설명해달라.

"(백철기) 여자 팀추월 경기 종료 후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감독으로서 책임 통감한다. 많은 분들께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여자팀 추월 6바퀴인데 처음에는 3선수가 한바퀴씩 돌아가면서 끄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다. 올림픽 시작 후 코칭스태프들이 다른 국가 선수들 기량 점검하고, 시합 결과를 보고나서는 우리 선수들도 힘을 합쳐서 다시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4강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김보름 역할이 중요해서 50%에 해당하는 3바퀴를 책임져 달라고 했다. 김보름이 역시 4강 목표로 그렇게 해보겠다고 의견을 모았기 때문에 나머지 3바퀴는 노선영, 박지우가 책임을 지고 6바퀴를 돌아가면서 훈련에 집중했다. 어제 보셨다시피, 많은 관계자들은 왜 노선영 선수를 마지막에 중간에 끼워서 가지 않았느냐고 의구심을 제기했으나 시합 전에 우리가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 중간보다는 그 속도를 유지시켜 뒤에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고 노선영 선수가 제게 직접 이야기했다. 우려가 됐지만 선수들이 연습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통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열심히 했기 때문에 노선영 선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결과에 대한 책임은 제게 있다. 노선영 선수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은 1500m 경기를 잘했고 컨디션이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선수 본인 의견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에) 노선영 선수는 왜 안나왔나.

"(백철기) 나오기 전에 연락이 왔는데 너무 심한 몸살이 와서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경기후 따로 대화 나눈 것이 있나

"(김보름) 경기 끝나고 늦었고 선영이 언니와 방이 달라서 따로 대화한 것은 없다."

-팀추월은 호흡이 중요한데 노선영 선수가 떨어졌는데도 스퍼트 해야하는 상황이었나.

"(백철기) 세 선수 모두 4강 의지가 강했다. 연습 통해 어떤 방향으로 할지 사전 준비는 완벽했다. 노선영 선수가 뒤에 처진 부분은, 링크내 분위기 때문에 앞에서 상황을 알지 못했다. 지도자들 역시 큰소리로 벌어졌다는 뜻을 전달했지만 분위기 때문에 전달받지 못해 계속 진행됐다."

-세선수 그대로 7-8위 순위전 가나?

"(백철기) 순위전은 그대로 치른다. 노선영 선수가 감기몸살이 너무 심한데 오후에 체크해보고 내일 판단하겠다."

-인터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김보름) 어제 경기후 인터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마음의 상처 받으셨다. 정말 죄송하고 많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

-처져서 기록이 안나왔다고 말한 부분은?

"(김보름) 목표 기록 달성에 대한 생각때문에 떨어져 진행됐다. 경기장 큰 응원 때문에 워낙 거리가 벌어진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 "

-경기 후 모습이 찍히면서 큰 논란이 됐다. 서로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 좋지 않았다.

"(백철기) 선수들을 못챙긴 부분은 코칭스태프 잘못이다. 서로에 대한 미안한 감정 때문에 그런 문제가 나왔다. 지도자가 챙기지 못한 부분 죄송하다. "

-팀 추월 준비를 잘해왔나.

"(백철기) 많은 준비를 해왔고, 노선영 선수 1500m 이후에는 매스스타트 대신 팀추월 훈련에만 주력했다."

-김보름 선수는 갑자기 왜 스퍼트를 치고 나갔는지.

"(김보름) 세명의 선수 모두 3위를 목표 삼았고 꼭 4강에 진출했어야 한다. 저는 팀추월 6바퀴 중에 3바퀴를 리드해야 하는 역할이고 선수마다 개개인의 역할이 있는데 그 역할 속에서 정해진 랩타임이 있었다. 그 랩타임으로 가야 4강을 확정하는 것이었다. 마지막 두바퀴는 29초로 가야했다. 앞 4바퀴를 모두 잘 타줬고,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직 29초대에만 집중했다. 결승선에 와서야 언니가 뒤에 있음을 알게 됐다. 선두에서 뒤의 선수를 챙기지 못한 것은 제 잘못이 크다. "

-논란이 커지는 데 대해 억울한 점이 있나

"(김보름) 뒷선수 챙기지 못한 것은 제 책임이 제일 크다. 억울한 점은 없다."

-현장에서 김보름 선수와 노선영 선수가 대화하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다.

"(백철기) 며칠 전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팀추월하는 모습 기사가 떴다. 사실 처음에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처음 와서 선수들이 호흡을 맞추려 노력했고, 강릉 도착해서는 컨디션이나 모든 면에서 자유스럽게 화합하고 잘 지냈다."

-박지우 선수가 어제 보름이 언니와 기록을 세우는 데 집중했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백철기) 기자분들이 이해를 좀 해주셔야 되는 부분이 아직은 어린 선수다. 여기 오지 못한 이유도 선영이 언니 못가면 저도 못가겠다고 덜덜 떨면서 엄청난 충격에 빠져있다. 기자분들이 도와주셔서 남은 경기 잘 치를 수 있도록 도와달라."

-노선영 선수가 원래 맨 앞이었다는데 경기당일 맨 뒤로 갔다고 들었다.

"(백철기) 경기당일이 아니라 경기 전날이다. 컨디션이 최상이었고 선수들이 지도자만큼 큰 기대를 갖고 있었다. 중간보다 속도 유지해서 맨 뒤로 가는 것이 더 낫다고 노선영 선수가 직접 이야기했다. 노선영 선수의 의견을 묵살하며 선수 사기를 죽이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해서 노선영 선수 의견을 제가 받아들였다."

-김보름 박지우 선수 내일 출전 문제 지장 없나

"(백철기) 여러분들 모두 아시겠지만 지금 김보름, 박지우 선수 중요한 매스스타트가 남아 있다. 상황을 봤을 때 굉장히 힘들어한다.(김보름 눈물)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같다. 여러분이 많은 힘을 주셔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

-예전에 노선영 선수가 선수촌 나왔을 때 메달 가능성 있는 선수만 밀어서 소외감을 느낀다, 팀추월 훈련이 안된다고 했는데 감독님은 훈련이 잘됐다고 말씀하셨다. 노선영 선수는 왜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된 건지.

"(백철기) 그부분은 기회 되면 나중에 충분히 설명하겠다. 오늘은 어제 경기 이야기만 하겠다. "

-감독님이 목표 삼은 기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