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여기저기서 성희롱과 성추행 피해 사실 고발이 쏟아지는 가운데, 장애인의 목욕을 이성이 돕는 건 ‘인권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선의라고 할지라도 이성 간에 목욕 서비스를 하는 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국가인권위는 9일 장애인 생활 시설의 해당 관행을 개선하고, 관련 내용을 교육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장애인에 대한 이성의 목욕 보조는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가 흥행한 이후 실시된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생활시설 내 인권침해 실태 조사 당시에도 주요 인권 침해 사례로 제기된 문제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도의 한 장애인 생활 시설에 사는 남성 휠체어 장애인 A씨는 자신의 목욕을 여성 생활교사가 도와 인권침해를 겪었다는 등의 내용으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시설 측은 “거주인은 남성이 70%인데 생활교사는 남성이 50%여서 목욕을 도울 때 성비를 맞출 수 없었다”면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것은 차량과 활동보조 인력 등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국가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속옷을 입었다 하더라도 동성이 아닌 이성이 목욕을 돕는 것은 상당한 수치심을 줄 수 있으므로, 인격권 침해 행위”라고 판단하고, 해당 시설의 장(長)에게 관행 개선 및 인권교육 시행을 권고했다. 관할 자치단체장에게는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