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만원대 '황제 도시락'? 靑 "사실 아니다" : 월간조선

지난달 30일 장·차관 워크숍에서 청와대가 저녁식사로 준비한 도시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의 한 유명 호텔에서 제작한 9만원대 도시락이라는 의혹과 함께 ‘황제도시락’이라는 비판이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장·차관 워크숍을 주재했다. 이날 워크숍은 오후 2시에 시작해 오후 8시쯤 끝났다고 한다. 참석자는 150명 내외였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들을 위한 저녁식사로 도시락 만찬을 준비했다.

청와대가 이 도시락 사진을 공개하면서부터 논란이 일었다. 일부 네티즌들은 청와대 장·차관 워크숍 도시락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제작한 9만6800원짜리 행사용 도시락과 같다고 주장했다. 2013년 ‘조선비즈’ 보도로 소개된 이 호텔의 해당 도시락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평창 동계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식사 메뉴’라며 빵, 김치, 구운 생선 등으로 이뤄진 다소 단촐한 식단 사진을 청와대 도시락과 대비시키기도 했다. “청와대 도시락이 한 끼 가격으로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주장이었다.

청와대는 장·차관만을 위한 특별 메뉴가 아니고 무엇보다 가격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주관 행사의 식사 메뉴 가격을 매번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9만원대 가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호텔로부터 도시락을 납품 받는 것은 인정했다. 유명 호텔과 계약하는 이유 중 하나는 ‘품질 관리’였다. 외국 귀빈과 국내 주요인사 등의 손님이 먹을 음식이기 때문에 식중독 등 만에 하나 있을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명 호텔과 계약하더라도 장기 계약 및 광고 효과 등을 명분으로 단가 조절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품질 검사도 해야하고 예산이 한정돼 있어” 외부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식사를 마련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이어 “예산이 한정돼 있고 이들 업체도 ‘청와대 행사’라는 광고효과 등을 고려한다”며 “시중가의 50~60% 사이에서 계약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주최하는 대형 행사 음식은 롯데, 웨스틴조선 등 몇몇 서울시내 유명 호텔이 청와대와 사전에 약정해 번갈아가며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업체는 통상적인 소비자를 기준으로 7만원대, 9만원대, 12만원대로 세분화된 도시락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200~300명급 대규모 행사의 경우, 별도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