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서울 사랑의열매)는 '사랑의열매'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김보성이 시각장애인을 위해 2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3일 밝혔다. 최은숙 서울 사랑의열매 사무처장은 "적극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분을 위해 노력하는 김보성씨에게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부를 통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욱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김보성은 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시각장애 6급이다 보니 1급 장애를 가지신 분들의 고통을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됐다"며 "세상살이가 흉흉하고 각박해져 기부문화가 많이 퇴색된 것 같은데 나의 작은 기부로 나눔의 문화가 다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김보성은 "시각장애인의 처우와 인식개선, 그리고 권익 향상을 위해 나눔의 ‘의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의리의 사나이’ 김보성은 2005년부터 사랑의열매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 9월에는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에 남자 연예인 최초로 가입했다. 그는 기부활동과 봉사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작년에는 개미마을 연탄봉사활동과 국내 최초 시각장애 유아특수학교 '서울효정학교' 개교식에 참석해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편견을 넘어 희망으로' 캠페인에 참여했다.
       
김보성은 2016년 12월 10일 소아암 어린이를 돕는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종격투기 선수로 데뷔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당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로드FC 035 대회 스페셜 이벤트 웰터급(77kg급·5분 2라운드) 경기에서 일본 유도선수 출신 콘도 테쓰오와 생애 첫 종합격투기 경기를 펼쳤다.

      

     
경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마라톤, 축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활동을 해봤다. 이번만큼은 특별한 봉사 이벤트를 준비하고 싶었다"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감동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암 환자 아이들이 수술비가 없어서 생명을 잃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 눈물이 난다. 내가 맞고 쓰러지고 죽는다 해도 아이들을 도울 수만 있다면 끝까지 할 것"이라며 “경기를 1분 안에 끝내겠다”고 결전 의지를 다졌다.
    
물론 역부족이었다. 김보성은 경기 도중 상대의 공격에 오른쪽 눈 주위뼈 골절상(안와골절)을 입어 일시적으로 시력을 잃기도 했다.

   

김보성은 학창시절 왼쪽 눈 부상으로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 그의 검은색 선글라스는 멋 부림이 아닌 시력 보호용이다.

          

   
한편 지난 2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올해 1·2호(1770·1771호) 회원으로 은퇴한 소방관 아버지와 인명구조 중 순직한 아들이 가입했다고 밝혔다. 소방관으로는 첫 번째 아너 회원이며 가족 회원으로는 171번째다.
     
이날 오후 강상주(63·2014년 퇴직)씨는 부인 김선희씨와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을 찾아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에게 본인과 아들 고(故) 강기봉씨(2016년 순직·당시 29세)의 이름으로 기부금을 전달하고 아너 회원이 됐다. 부자(父子) 이름으로 기부된 성금은 각각 1억 원씩 모두 2억 원이다. 성금은 저소득층 청소년의 교육 자립과 주거환경 개선 등에 지원된다.
        
아버지 강상주씨는 31년간 제주도에서 소방관으로 재직해 왔으며 지난 2014년 6월 정년퇴직했다. 근무 중 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해 힘쓴 공로로 녹조근정훈장을 받을 만큼 모범적인 소방관으로 인정받았다.

   
아들 고 강기봉 소방교는 울산 온산소방서 소속 119 대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6년 10월 태풍 차바 당시 집중호우로 불어난 강물에 고립돼 있는 주민들을 구조하던 중 순직했다. 순직 당시 29세 미혼이었으며, 순직 후 1계급 특진 및 대한민국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강상주씨는 “119대원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다하다가 떠난 아들을 기리는 방법을 찾던 중 가족과 상의를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했다”며 “처음에는 아들의 이름으로만 기부할까 생각했지만 이웃을 위해 헌신한 아들과 뜻을 같이하고자 나란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동수 공동모금회장은 “이웃과 국가를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살다 가신 아들 강기봉 님과, 아들의 뜻을 기리기 위해 기부를 실천하신 아버지 강상주 님은 대한민국을 밝히는 등불과 같은 분들”이라며 “아너 소사이어티도 두 분의 삶처럼 사회 곳곳을 밝게 비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백승구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