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을 없앤다"며 사이비 무녀와 함께 아기를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까지 훼손한 여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부산지법 형사17단독 김현석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과 사체손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사건의 시작은 십수 년 전으로 올라간다. 2003년 A씨는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자 친언니를 통해 사이비 무녀인 B씨를 알게 됐다.

B씨는 "기도를 하지 않으면 가족이 더 큰 액운으로 고통받는다"며 자금 마련을 종용했다. B씨 말을 맹신한 A씨는 6년 동안 전국 사찰을 돌면서 방생기도 자금을 대느라 빚까지 졌다.

2009년 대출금 독촉에 시달리던 A씨는 B씨 소개로 그의 사촌동생이자 승려인 C씨의 절에 피신했다. 2010년 2월 A씨는 C씨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게 됐다.

미숙아로 태어난 아기는 한때 집중 치료를 받았으나, 친모 A씨는 B씨의 지시에 따라 아기를 퇴원시켰고 필요한 치료나 필수 예방접종도 거의 하지 않았다.

B씨는 "집안의 모든 액운이 너와 아기로 인해 발생해 몸을 태워 업장을 없애야 한다"며 두 달 동안 A씨의 온몸에 향불로 '연비'를 놓았다.

큰 화상을 입은 A씨는 절에서도 일하지 못하게 돼 B씨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다툼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