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5년 9월 15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금융지주회장 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두 곳은 바뀐다”던 교체설, 왜 접혔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거취를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됐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내년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해 상대적으로 임기에 여유가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은행권의 고금리 이자 장사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금융지주 CEO 전면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두 곳 정도는 바뀌지 않겠느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고, 일부 의원실에서는 금융지주 회장들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분위기는 급변했다.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명단에서 금융지주 회장 및 주요 은행장들이 일괄 제외되면서, 정부가 금융권을 압박하기보다는 ‘활용’하려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김건희 특검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IMS 모빌리티’ 투자와 연관된 신한금융의 최고경영진이 증인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실제 명단에서는 빠졌다.
지난 9월 15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한 금융 CEO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금융권 “정치 리스크는 일단락…이제는 성과 싸움”
이 같은 흐름은 금융권 내부에도 즉각 반영됐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정치적 리스크가 일단락되면서 연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성과로 말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요구하는 포용금융 확대, 배드뱅크 1000억 원 지원 등 정책 청구서도 함께 도착했다.
정부는 현재 가계·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기업과 모험자본으로 유도하는 ‘생산적 금융’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금액과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10조 원을 제시했고,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도 최소한 그 수준 이상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은행 내부에서는 기대와 부담이 교차한다. 실무진 사이에서는 “성과보다 정치 논리가 우선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여전하고, 일부 직원들은 “정부 눈치 보기”라는 자조 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임기 만료가 가까운 금융지주에서는 “성과를 통해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조용한 대통령실, 흔들리는 국정 장악력?
한편,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정대 간 엇박자가 반복되고, 대통령실은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대통령의 공개 행보는 줄었고, 주요 현안에 대한 메시지도 뚜렷하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목소리만 크다. 여권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존재감이 임기초부터 옅어졌다”는 말까지 나온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거취 문제는 단순한 인사 이슈가 아니다. 이는 정권의 정책 방향과 권력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조용한 대통령실, 흔들리는 당정 관계 속에서 금융권은 지금, 조심스러운 낙관과 경계심 사이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