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도감' 있는 수상택시, '낭만있는' 곤돌라 중 하나는 꼭 타봐야
◉ 주요 관광지 모여있는 '산 마르코 광장'... '두칼레 궁전' 방문은 필수

- 리알토 다리에서 바라본 석양이 지는 베네치아. 사진=백재호 기자
지난 5월 12일 농심은 "세계적인 관광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수상버스에 신라면 래핑 광고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베네치아는 연간 30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곳으로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특히 대운하를 따라 100여 개 섬으로 이뤄져 있는 수상버스가 핵심 교통수단이다. 기자도 작년 유럽에서 지냈을 당시 베네치아를 다녀온 적 있다. 수상(水上) 도시를 꼭 밟아보겠다는 '신념' 하나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방문했던 베네치아의 곳곳을 소개한다.
"길 잃지 말자"는 마음은 포기할 것
세계 어디든 G사의 지도앱은 정말 편리하고 요긴하다.
기자도 베네치아에 처음 왔을 당시 지도 앱(App)부터 켰다. 하지만 큰 도로가 아닌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지도앱은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지도앱이 맥(脈)을 못 추는 것 같다"는 생각만 수차례, 결국 기자는 휴대폰을 끄고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초행길이지만 절대 길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한 가지 위안이 됐던 점은 기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다른 관광객도 헤매었다는 점이다. 같은 관광객끼리도 "산 마르코 광장(Piazza San Marco)은 어떻게 가는지" 또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은 어떻게 가는지" 서로 물어보는 상황을 보며 나름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

생각이상으로 복잡한 베네치아 거리. G사 지도 앱(App)도 무용지물이다. 사진=백재호 기자
실제로 베네치아의 골목은 복잡하고 많기로 유명하다. 관광객들이 워낙 많아 주 도로만 다닐 수도 있지만 양 옆으로 빼곡하게 이어진 골목은 외면하기 어렵다.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번 방향을 트는 순간 '미노스의 미궁'에 빠지게 된다. 가게에 진열된 상품들과 양 옆의 음식점을 구경하며 골목을 정신없이 걷다가 '여기가 어디지'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이미 늦은 것이다.
사실 길을 잃는 게 베네치아에서는 '나쁜 건' 아니다. 베네치아의 진짜 매력은 골목에 있기 때문이다. 베네치아에 방문한다면 주요 관광명소를 비롯해 사람이 드물고 한적해 보이는 골목 곳곳도 누벼보길 권한다. 베네치아 여행의 진짜 '묘미'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운영되는 300년 된 카페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산 마르코 광장에는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가 있다.
바로 '카페 플로리안(Caffè Florian)'으로 1720년에 개업해 지금까지 300년 넘게 산 마르코 광장을 지키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이기도 해 관광객들에게 항상 인기가 많다. 기자는 여기서 핫초코를 마셨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핫초코와는 맛이 조금 달랐다. 흔히 우리가 아는 단 맛보다는 특유의 카카오 풍미가 진했고 꽤나 걸쭉했다.
가게 자체도 상당히 고풍스럽다. 특히 300년 세월이 곳곳에 묻어나는데 그 세월을 들여다보는 재미 자체도 쏠쏠하다. 직원들도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손님을 맞이하는데 덩달아 격식을 차리게 되는 분위기다.

'카페 플로리안(Caffè Florian)'의 핫초코(왼쪽). 가격은 14유로로 저렴한 편은 아니다. 사진=백재호 기자
다만 가격은 다소 높게 책정되어 있는데 24년 기준으로 14유로(1만 9600원)다. 올해 기준으로는 한 잔에 2만 원이 훌쩍 넘어가니 저렴한 편은 아니다. 야외의 경우 테라스도 조성되어 악단(樂團)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물론 자릿세 6유로가 추가되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를 꼭 경험해 보길 권한다.
또 산 마르코 광장은 영화 <007 카지노로얄>의 촬영지로 일부 관광객들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영화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를 따라하는 듯한 자세로 사진을 찍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상택시, 바포레토(Vaporetto) 곤돌라(Gondola)
베네치아는 수상 교통수단이 매우 촘촘하게 조성되어 있다.
수상버스만 타더라도 베네치아를 한 바퀴 쭉 둘러볼 수 있으니 교통수단을 타는 것 자체도 하나의 관광이 되는 셈이다. 베네치아 여행 간 멀미를 걱정하는 이들도 있는데 생각보다 속도가 빠르고 유속(流速)이 빠르지 않아 컨디션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만 일부 수상버스(이하 바포레토) 정류장의 경우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인파가 몰리는 경우가 있어 붐비는 시간을 피해 이용하길 권한다. 수상 택시의 경우 바포레토보다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목적지가 없더라도 그저 베네치아 시내를 한 바퀴 도는 목적으로도 이용하는 관광객들도 꽤 많다.

6명이 동시탑승 가능한 수상택시는 정찰제로 운행되는데 24년 기준 60유로가 기본요금이며 1분당 2유로의 추가요금이 붙는다. 택시운전사와 흥정을 해 탑승시간을 정해놓고 수상택시를 즐길 수 있는데 바포레토와는 다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곤돌라도 수상택시와 마찬가지로 최다 6명이 동시 탑승이 가능하다. 곤돌라는 기본 40분 이용에 80유로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수상택시와 곤돌라 이용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기에 본인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고려해 이용을 권한다. 수상택시는 탁 트인 베네치아 주요 수상도로를 누비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고 곤돌라의 경우 여유롭게 베네치아 골목길을 구석구석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칼레 궁전'부터 '탄식의 다리'까지
베네치아를 오게 된다면 꼭 방문해야 할 관광지가 있다. 산마르코 광장에 위치한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과 바로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다.
두칼레 궁전과 탄식의 다리는 이어져 있는데 먼저 두칼레 궁전은 1100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베네치아 공화국 총독의 관저였던 궁전이다.

두칼레 궁전(왼쪽)과 프리지오니 누오베 감옥(오른쪽)을 잇는 탄식의 다리. 사진=백재호 기자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어 총독의 방, 무기고, 재판실 등 다양한 공간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재판실에는 '감옥'과 이어지는 '탄식의 다리'가 있는데 바람둥이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가 '카사노바'도 이곳을 거쳐 투옥되었다가 죄수 중 유일하게 탈옥에 성공한 인물로 전해진다.

두칼레 궁전 내부의 천장. 해당 장소는 대평의회의를 하는 방이다. 사진=백재호 기자
두칼레 궁전의 경우 내부가 매우 화려한데 약 25m에 달하는 틴토레토(Tintoretto·1518~1594)의 <천국>이라는 작품과 베네치아의 위엄을 표현한 비토레 카르파초(Vittore Carpaccio·1460~1527)의 <산 마르코의 사자>라는 작품이 특히 유명하다.

베네치아의 위엄을 표현한 비토레 카르파초(Vittore Carpaccio·1460~1527)의 <산 마르코의 사자>작품. 사진=백재호 기자
궁전 내부의 경우 황금장식이 사진으로 담기지 않을 만큼이나 화려하고 웅장한데 장식이 굵은 편이라 상당한 무게감을 준다. 궁전 해설사는 기자에게 "천장만 바라보고 있어도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 것"이라 자신했는데 기자도 한동안 천장만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다.
석양을 보며 '비라 모레티(Birra Moretti)'
기자가 생각하기에 베네치아의 음식점은 '최소 기본 이상'은 하는 편인 것 같다.
베네치아 여행을 하는 동안 기자는 '맛집 찾기'에도 열중했었는데 다수의 현지인들 대다수는 "꼭 소문난 맛집을 찾아가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 가는 대로 가라. 어딜 가나 맛있을 것"이라는 조언을 했다.
결국 기자는 발걸음이 내키는 대로 오후 3시 즈음 늦은 점심식사를 위해 한 파스타집을 들렸다. 일부로 '가장 손님이 없어 보이는 가게'를 택했는데 정작 마르게리타 피자와 토마토 파스타가 너무 맛있어 종업원에게 "비법이 무엇인지" 묻자 "아직 가게가 30년 밖에 되지 않아 명함도 내밀기 어렵다"고 했다.
가게 종업원은 "베네치아에는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레스토랑이 많다"며 "우리는 아직 '베이비 파스타(신생 레스토랑)'일 것"이라는 말을 했다. 기자가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 찰나 "석양이 지는 걸 보며 리알토 다리(Ponte di Rialto)에서 맥주 한잔 마셔보는 게 어떻겠느냐"며 "오후 4~5시만 되어도 금방 붐빌 테니 얼른 가는 게 좋을 것"이라는 종업원의 제안을 들었다.
기자는 그대로 리알토 다리로 직행했고 그의 추천대로 이탈리아 맥주인 비라 모레티를 마시며 베네치아의 석양을 구경했다. 리알토 다리 주변 음식점에는 기지와 같이 하루 종일 관광한 사람들이 가득했는데 하나같이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완전히 해가 진 배네치아. 오후 8시가 되면 거리는 비교적 한산해진다. =백재호 기자
석양이 지고 어둑해지자 낮과는 달리 다소 차분한 분위기였는데 기자는 그때 비로소 현지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기자가 오전에 리알토역 주변에서 봤던 거리 음악가도 퇴근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자가 "오늘 음악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우자 "아까 후원해 줘서 고맙다"며 기자를 기억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그는 "관광객들이 베네치아에 들어오면 처음 보는 역(리알토)이 여기인데 좋은 (여행의) 시작을 하면 좋지 않겠느냐"며 "여기서 연주하는 것에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글=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