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뜻을 잇다… 박송희 명창 헌정공연, 제자 채수정과 채수정소리단의 무대

‘박송희 선생님과의 동행’ 5월 14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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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의 날을 기념해 국악계의 큰 스승 박송희 명창에게 바치는 헌정 공연이 열린다. 공연 제목은 《박송희 선생님과의 동행》. 5월 14일 서울돈화문국악당 무대에서다. 박 명창의 직제자이자 후학 양성에 힘써온 채수정 명창과 그가 이끄는 ‘채수정소리단’이 중심이 되어, 스승의 가르침과 예술혼을 무대 위에 다시 되살린다.

 

이번 공연은 단순한 기념 무대를 넘어, 한 시대를 대표한 예인의 목소리가 제자들의 심성과 손끝을 통해 어떻게 계승되고 있는지를 생생히 보여주는 자리다. 특히 박송희 명창의 대표 단가 <인생백년>과 전통 판소리 <춘향가>, 창작곡 <낙음류수>, 가야금병창, 남도민요 <농부가> 등이 다채롭게 구성되어 스승과 제자 사이에 오간 정서와 철학, 예술적 깊이를 모두 담아낸다.

 

예인의 길, 삶으로 소리를 일궈낸 박송희 명창

 

박송희(1927~2017) 명창은 전남 화순 출신으로, 일제강점기라는 험난한 시절 속에서도 전통예술의 길에 들어서 한평생 소리에 몸을 바친 소리꾼이다. 성창옥 명창에게 입문한 뒤 박록주, 박동실, 정응민, 안기일, 조상현 등 당대 최고의 명창들에게 사사하며 깊은 소리의 내공을 쌓았다. 국립창극단, 동양창극단, 여성국극 등에서 주요 배역을 맡으며 연기와 소리, 무대 위 존재감까지 갖춘 예인으로 활약했고, 50대에는 국립창극단에 정식 입단해 대표 명창으로 자리매김했다.

2002년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흥보가’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고, 2003년 동리대상, 2006년 문화훈장 수훈, 2010년 방송인 국악대상, 같은 해 국악계 최초의 참스승상을 받는 등 소리의 내공과 교육자로서의 위상 모두 인정받았다. 특히 ‘참스승상’은 국악방송과 세종문화회관이 주관한 행사로, 예인으로서의 업적뿐 아니라 후진 양성에 대한 깊은 헌신을 사회적으로 공인한 상징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소리는 기술이 아니라 삶이었다” — 채수정 명창의 헌정

 

이번 공연을 이끄는 채수정 명창은 박 명창의 가르침을 직접 이어받은 제자로, 2021년부터 ‘채수정소리단’을 구성해 매년 스승의 철학을 무대에 올려왔다. 전통 판소리는 물론 가야금병창, 창작판소리 등 장르의 벽을 넘는 시도를 통해 후학들에게 국악의 생명력을 실감 있게 전하고 있다.

채 명창은 “박송희 선생님은 단순히 소리를 가르친 분이 아니었다. 소리의 이치, 인생의 도리를 일러주신 분”이라며 “이번 무대는 소리로 다시 만나는 박송희 선생님, 그리고 제자들이 함께 울리는 합창의 자리”라고 말했다.

 

공연은 박송희 명창이 곡을 붙인 <인생백년>으로 시작된다. 이 단가는 박록주 명창이 남긴 철학적 문장에 박 명창이 음률을 더해 만든 작품으로, 인생의 무상함과 깊은 통찰을 담고 있다. 후반부에는 가야금병창과 남도잡가·민요 등이 이어지며, 전통의 맥을 잇는 동시에 관객과의 감정적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 한 명의 계승자, 유영애 명창도 참여

 

이번 무대에는 전라북도 무형유산인 판소리 심청가의 예능보유자 유영애 명창도 함께 오른다. 유 명창은 “박송희 선생님은 기술이 아닌 ‘삶의 소리’를 가르치신 분이었다”며, “제자들과 동료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번 무대가 선생님께 드리는 진정한 헌사”라고 말했다.

박 명창의 예술은 단순히 음악의 영역에 머물지 않았다. 여성으로서, 민중의 언어인 ‘판소리’를 통해 삶과 인간을 노래해온 그의 길은 오늘날 문화의 다양성과 예술의 공공성을 말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이야기다.

이번 《박송희 선생님과의 동행》 공연은 전통 판소리의 본령을 다시금 되새기고, 참스승의 가르침이 예술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무대다.

 

 

공연은 5월 14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열리며, 예매는 국악당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석 2만 원, 공연 관련 문의는 010-9498-3235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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