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에서부터 김남조 시인,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오세영, 이건청, 최동호 시인. 25일 열린 계간 문예지 《미네르바》 문학상 시상 모습. 사진=뉴시스, 조선DB 등
2017 계간 시 전문 문예지 《미네르바》 문학상 시상식에 내빈으로 초청된 원로시인 4명이 축사에서 시문학의 중요성을 논했다.
25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 '김세중미술관-예술의 기쁨'에서 열린 《미네르바》 문학상 시상식은 미네르바작품상, 시예술아카데미상, 신인문학상 순으로 진행됐다.
작품상은 1년 동안 해당 문예지에 발표된 시편(詩篇) 중 문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작품을 쓴 시인에게 수여된다. 시예술상은 해당 아카데미에서 수작(秀作)을 쓴 시인에게, 신인상은 현상공모를 통해 모집한 응모작들을 심사해 당선자를 뽑는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작품상에 시집 《외치의 혀》(현대시학, 2016)를 펴낸 유현숙 시인이, 시예술상에 시집 《술의 미학》(미네르바, 2017)을 엮은 김밝은 시인 등이 당선됐다.
김남조 "문인은 어려운 시대를 함께하는 사람... 세상 변해도 문학 버리지 않아"
이날 시상식 중반에 첫 축사자로 나선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남조 시인은 "문인들은 세상이 변해도 문학을 바꾸지 않고 버리지 않는다"며 "인간의 본질과 영혼을 느낄 수 있는 문학을 운명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시인은 현역 최고령 문인으로 올해 나이 구순이다. 최근 열여덟 번째 창작시집 《충만한 사랑》(열화당, 2017)을 펴냈다.
그는 "문학은 가장 아프고 어렵고 인연 끊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식장에 가득한 시인들을 보며 감동받고 눈시울 적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인은 어려운 시대를 함께하는 사람이지만, 사실 지금은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라며 "수천 년 누대에 걸친 인류 문화를 상속받은 우리는 재산이 넉넉하다. 지금도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자료, 식견, 역사가 거대한 보물창고처럼 우리 곁에 있다"고 말했다.
또 "세상이 덜 만족스러워도 문인은 절망하지 않는다"며 "인간의 본질을 긍정하고 탐색하며 뜨겁게 포옹하는 문학을 해나갈 것"이라고 식장의 여러 작가를 축복했다.
오세영 "밤의 시대에 위대한 시인 나온다"
25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구 효창원로 '김세중미술관-예술의 기쁨'에서 열린 《미네르바》 문학상 시상식은 미네르바작품상, 시예술아카데미상, 신인문학상 순으로 진행됐다.
작품상은 1년 동안 해당 문예지에 발표된 시편(詩篇) 중 문학적으로 가장 우수한 작품을 쓴 시인에게 수여된다. 시예술상은 해당 아카데미에서 수작(秀作)을 쓴 시인에게, 신인상은 현상공모를 통해 모집한 응모작들을 심사해 당선자를 뽑는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작품상에 시집 《외치의 혀》(현대시학, 2016)를 펴낸 유현숙 시인이, 시예술상에 시집 《술의 미학》(미네르바, 2017)을 엮은 김밝은 시인 등이 당선됐다.
김남조 "문인은 어려운 시대를 함께하는 사람... 세상 변해도 문학 버리지 않아"
이날 시상식 중반에 첫 축사자로 나선 숙명여대 명예교수 김남조 시인은 "문인들은 세상이 변해도 문학을 바꾸지 않고 버리지 않는다"며 "인간의 본질과 영혼을 느낄 수 있는 문학을 운명처럼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 시인은 현역 최고령 문인으로 올해 나이 구순이다. 최근 열여덟 번째 창작시집 《충만한 사랑》(열화당, 2017)을 펴냈다.
그는 "문학은 가장 아프고 어렵고 인연 끊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식장에 가득한 시인들을 보며 감동받고 눈시울 적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문인은 어려운 시대를 함께하는 사람이지만, 사실 지금은 어려운 시대가 아니다"라며 "수천 년 누대에 걸친 인류 문화를 상속받은 우리는 재산이 넉넉하다. 지금도 바로 찾아볼 수 있는 자료, 식견, 역사가 거대한 보물창고처럼 우리 곁에 있다"고 말했다.
또 "세상이 덜 만족스러워도 문인은 절망하지 않는다"며 "인간의 본질을 긍정하고 탐색하며 뜨겁게 포옹하는 문학을 해나갈 것"이라고 식장의 여러 작가를 축복했다.
오세영 "밤의 시대에 위대한 시인 나온다"
두 번째 축사는 서울대 명예교수 오세영 시인이 맡았다. 오 시인은 좋은 시의 조건에 대해 "언어적 유희를 추구하는 게 아니라 뼈 있는 삶의 철학을 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시가 좋은 작품"이라고 논했다.
이어 "내가 마르크스주의를 싫어하듯 헤겔도 싫어한다"며 "그런데 시를 모르는 헤겔도 명저 《법철학》에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밤의 시대에 위대한 시인이 나온다"며 "미몽 속에 있을 때 어둠을 직시하는 게 시인과 지식인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건청 "시인은 떠나도 시는 우리 곁에 살아 있어"
세 번째 축사자로 나선 한양대 명예교수 이건청 시인은 올 한 해 타계한 동료 선배 원로시인들을 회고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시인은 "올해 김종길, 황금찬, 정진규, 조정권 등 많은 시인이 타계했다"며 "이분들이 떠날 때 참 애통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이분들은 완전히 가버린 게 아니라 내 곁에 그들의 시편으로 남아 있다"며 "예를 들어 '김종길' 하면 '성탄제' 구절이 떠올라 저절로 읽히는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우리 곁에 다가와 함께 살아 있는, 시라고 하는 것의 가치를 다시금 마음속에 깊이 새긴다"며 "오늘 이 자리가 시를 최상의 가치로 이어받아 작가들이 더 용맹정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려대 명예교수이자 현재 한국시인협회장인 최동호 시인이 나섰다. 최 시인은 각 수상작들의 구조와 의미를 분석하며 "대상의 이면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이미지를 탐구했다"고 총평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이어 "내가 마르크스주의를 싫어하듯 헤겔도 싫어한다"며 "그런데 시를 모르는 헤겔도 명저 《법철학》에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밤의 시대에 위대한 시인이 나온다"며 "미몽 속에 있을 때 어둠을 직시하는 게 시인과 지식인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건청 "시인은 떠나도 시는 우리 곁에 살아 있어"
세 번째 축사자로 나선 한양대 명예교수 이건청 시인은 올 한 해 타계한 동료 선배 원로시인들을 회고하며 말문을 열었다. 이 시인은 "올해 김종길, 황금찬, 정진규, 조정권 등 많은 시인이 타계했다"며 "이분들이 떠날 때 참 애통스러웠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이분들은 완전히 가버린 게 아니라 내 곁에 그들의 시편으로 남아 있다"며 "예를 들어 '김종길' 하면 '성탄제' 구절이 떠올라 저절로 읽히는 것"이라고 위로했다.
이어 "우리 곁에 다가와 함께 살아 있는, 시라고 하는 것의 가치를 다시금 마음속에 깊이 새긴다"며 "오늘 이 자리가 시를 최상의 가치로 이어받아 작가들이 더 용맹정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려대 명예교수이자 현재 한국시인협회장인 최동호 시인이 나섰다. 최 시인은 각 수상작들의 구조와 의미를 분석하며 "대상의 이면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이미지를 탐구했다"고 총평했다.
글=신승민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