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2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에게 '비레타'(빨간색 사제 각모)를 씌워준 뒤 포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후임자를 뽑는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 비밀회의)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우리나라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이 차기 교황 유력 후보로 지목됐다.
22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콘클라베에서 후보로 12명의 추기경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12명에는 유흥식 추기경도 포함됐다.
이 매체는 교황청 내부 정보에 정통한 매체로, 세계 가톨릭계에서도 주목을 받는 언론이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흥식 추기경의 생애를 설명하며 "한국 주교회 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북한을 네 차례 방문해 두 나라 간 화해와 대화를 위해 노력했다. 남북을 대화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 포콜라레 운동의 일원'이라고 언급했다.
포콜라레(Focolare)는 벽난로라는 뜻으로, 포콜라레 운동은 1943년 2차 세계대전 중이던 이탈리아에서 창시된 가톨릭교회 영성운동이다. '마리아 사업회'라고도 불리며 하느님과 인간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일치를 이루도록 하는 '일치'를 핵심 영성으로 한다.
매체는 유흥식 추기경에 대해 "2021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으로 임명했고, 로마 교황청 개편 후에도 직위를 유지하며 2022년 추기경으로 서임됐다"고 빍햤다.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유흥식 추기경 외에도 이탈리아 피에트로 파롤린, 마테오 주피,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콩고민주공화국의 프리돌린 암봉고 베숭구, 미국 블레이즈 쿠피치, 조셉 토빈 , 헝거리 페테르 에르되, 스웨덴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프랑스 장마르크 아벨린, 필리핀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스페인 후안 호세 오멜라 추기경을 언급했다.
교황 선종 후 교황청이 80세 미만의 추기경을 소집해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교황 장례식이 끝난 후 2~3주 이내에 이뤄질 에정이다. 약 120명의 추기경단은 시스티나 성당에 모여 비밀투표를 하게 되며, 후보를 따로 지정하지 않고 80세 이하의 추기경은 모두 피선거권을 갖는다.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올때까지 투표를 거듭하고, 3분의2 이상 득표자가 나온 후 본인이 수락하면 교황에 선출된다.
유흥식 추기경은 네 번째 한국인 추기경이다. 한국인 추기경 4명은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년 재위)가 임명한 김수환 스테파노(1922∼2009), 2006년 교황 베네딕토 16세(2005∼2013년 재위) 정진석 니콜라오(1931∼2021) 추기경,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염수정(82) 안드레아 추기경(2014년)과 유흥식(74) 라자로 추기경(2022년)이다.
한편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12월 5일 '다음 교황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나올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예상 밖의 주자로 지목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