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임명했다. 문 대통령은 홍 장관에게 "마음 고생이 많았다"면서 "반대가 많았던 장관님들이 오히려 더 잘 한다는 가설이 (있는데) 가설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홍 장관과 환담이 시작되자 "정말 참, 사람 일이 마음 같지 않다"며 "새 정부 경제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게 중소벤처기업부인데 장관이 이제서야 임명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정부 조각이 시급하게 마무리돼야 한다' 그리고 '중소벤처기업부의 갈 길이 아주 바쁘다'는 사정을 감안해서 야당들도 양해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장관에 대해선 "대선 때 경제정책 전반을 다 준비해 주고 특히 중소기업 정책을 책임지고 해주신 분이기 때문에 저는 아주 기대가 크다"며 "열심히 해달라"고 덕담했다. 홍 장관은 "감사하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임명식에는 관례와 달리 홍 장관의 부인 등 가족이 참석하지 않았다. 장모와 부인, 딸 간의 금전 거래나 부인의 문화부 압력 의혹 등 때문에 공식석상에 동반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홍 장관의 임명으로 문 대통령은 취임 195일 만에 새 정부 1기 조각을 완성했다.

홍 장관은 문 대통령이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다섯 번째 장관급 인사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도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경제학 교수 출신이자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홍 장관은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격세·쪼개기 증여에 따른 탈세 의혹 등이 불거졌다. 도덕성 문제로 야 3당 모두 임명을 반대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홍 후보자 관련 의혹은 청문회 과정에서 웬만큼 해명됐다" "중소벤처기업부 출범이 너무 늦어져 국정과제 추진이 어렵다"며 임명 강행의 뜻을 보였다. 청와대는 국회에 청문보고서 채택을 다시 요청했고 지난 20일부로 재송부 기한이 끝나자 바로 다음날 임명을 강행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오기정치로 들어섰다. 이런 오기정치로 협치라는 말은 문재인 정부의 제1호 거짓말로 정치사에 남을 것”이라며 “이후의 정치적 문제에 대한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고 홍 장관 임명조치를 지적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 더욱 이해할 수 없는 건 인사참사를 사과조차 하지 않는 청와대의 행태”라며 “인사참사에 대해 대통령은 물론이고 참모진 그 누구도 진솔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런 오기정치와 밀어붙이기 정치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연계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거들었다. 김 원내대표는 자당(自黨)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가 부적격으로 판단한 후보자를 또다시 임명하는 건 국회와 국민의 의사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며 노골적인 협치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과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이런 후보자를 임명해도 되는 것인지 누구보다도 먼저 민주당에 묻고 싶다”며 “과거 보수 정권에서 부적격 인사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을 때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은 오만과 독선이라며 맹렬히 비난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월간조선 뉴스룸